손태일 시디즈 대표는 “트랙터용·극장용 의자 등을 개발해 글로벌 의자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시디즈 제공
손태일 시디즈 대표는 “트랙터용·극장용 의자 등을 개발해 글로벌 의자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시디즈 제공
사무용 가구업체인 퍼시스가 계열사 전문화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 극장용 의자 등을 개발해 의자전문 계열사인 시디즈(대표 손태일)를 글로벌 의자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시디즈 관계자는 20일 “교통수단·극장·안마용 의자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앉는 것은 모두 시디즈가 만든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동공업과 트랙터용 개발

트랙터·극장부터 열차·항공기까지…'의자 명가' 시디즈의 도전
시디즈는 주력 상품인 사무용 의자 외에 교통수단용 의자에 주목하고 있다. 농기계 트랙터를 첫 번째 과제로 정했다. 높은 온도와 정비되지 않은 논밭 등 트랙터 운행 환경에 최적화된 운전석 의자를 자체 기술로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농기계업계 1위 대동공업과 협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태일 대표가 직접 나서 공동작업을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시디즈 관계자는 “시디즈의 기술로 일반 차량보다 진동과 소음 고온 등에 강한 의자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내놓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획 초기 단계인데다 기술적 검토도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이번 공동 작업을 계기로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디즈는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복합상영관 CGV에 극장용 의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전동 리클라이너(안락의자) 시장 진출을 위해 안마의자 제조업체 휴테크와 공동개발도 검토 중이다.

○“앉을 수 있는 모든 것 만든다”

시디즈는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의자전문기업’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앉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부터 광고비도 대폭 늘렸다. 전년(37억원)보다 120% 많은 80억원을 집행했다. 점차 이미지 제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시디즈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4년 12월 말부터 시작한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 캠페인에 총 20억원을 투입했다. 광고가 시작되자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광고 직전 3개월간 사무용 의자 매출은 약 79억원이었다. 광고를 시작한 뒤 3개월간 총 168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광고는 지난해 마케팅 효과가 가장 뛰어난 광고를 선정하는 ‘에피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손 대표는 “의자의 중요성을 알리고 소비자 인식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계열사와 ‘1등 의자’ 시너지

시디즈의 전문화를 통한 사업 다각화는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퍼시스엔 시디즈 외에 생활 가구업체 일룸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퍼시스가 2436억원으로 다른 두 계열사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의자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면 쇼파를 비롯해 식탁과 화장대 등 의자 관련 가구 부문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이종태 퍼시스 대표는 “퍼시스와 계열사 총 매출이 1조원을 넘기 위해서는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