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어제 연대 파업에 들어갔다. 동시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이달에만 세 차례 동시 파업을 벌인다. 두 회사 노조가 연대 파업을 벌이기는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시절 이후 23년 만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연례행사나 마찬가지다.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4년을 제외하고 25년을 파업했다. 파업일수가 410여일에 달할 정도다. 현대중 노조는 2013년까지 19년 무분규 기록을 세웠지만 최근 3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노조가 이번에 벌이는 연대 파업이 불법은 아니다. 조합원 찬반투표, 쟁의발생 신고 등 법적 절차를 거쳤다.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 노조가 대화와 협상이 아니라 파업부터 하고 나서는 한국적 현실이다. 파업은 사용자에 비해 열악한 위치에 있는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방어권이다. 세계적으로도 20세기 중반에 와서 근로자의 인권 문제 등이 이슈가 되며 합법적으로 인정된 권리다.

그런데 과연 현대차 노조가 회사와의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열악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가. 현대차의 임금수준은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넘어설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는 그동안에도 파업을 최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임·단협에서 조금만 불리하면 회사와 정부 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써왔다. 현대중은 지난달 말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할 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빅3’ 사업자 중 하나다. 정부는 당시 이들 3개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제외했다. 이런 회사의 노조가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을 받고 있는 사측과 협력해 위기를 극복할 생각은 고사하고 오히려 연대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근로조건이 세계 최고 수준인 사업장이고, 현대중은 나라 경제에 엄청난 주름살을 지운 조선업종의 대표회사다. 이들 거대 노조가 연례 행사처럼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이미 강자인 대기업 노조에 권리가 집중된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