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마크 베넷 구글플레이 인터내셔널 디렉터.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키노트 연설자로 나선 마크 베넷 구글플레이 인터내셔널 디렉터.
[ 박희진 기자 ] "한국 스마트폰의 80% 이상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만나 더욱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마크 베넷 구글플레이 인터내셔널 디렉터)

구글이 한국 개발자들과 함께 만들어갈 VR 왕국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발자들에게 플랫폼은 물론 개발 솔루션과 툴을 개방해 구글 VR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VR과 AR 분야 최신 기술을 발표했다. 구글의 최대 연례 개발자회의인 '구글 I/O'의 한국 행사로 국내 개발자 2000여명이 참석했다.

키노트 무대를 연 마크 베넷 디렉터(사진)는 "구글은 한국 개발자들의 국내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 중 하나는 VR, AR과 같은 신기술에 투자해 더 멋진 안드로이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구글 I/O 2016에서 처음 공개된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다시 소개했다. 구글의 야심작인 데이드림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헤드셋, 콘트롤러 등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한 VR 플랫폼이다.

데이드림을 통해 구글은 2년전 선보였던 '구글 카드보드' 보다 한층 발전한 VR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판지와 플라스틱 렌즈로 구성된 카드보드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끼워 쓸 수 있는 제품으로 가격은 30달러에 불과했다. 다만 다른 고가의 VR 헤드셋 대비 VR 경험 수준이 뛰어나지는 못했다.

구글 디벨로퍼 프로덕트 그룹의 벤 갈브레이스 개발자 관계 총괄은 "데이드림을 통해 구글의 VR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제조업체들은 데이드림을 자사 기기에 적용해 저렴한 헤드셋이나 컨트롤러 등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국내 개발자들이 구글 개발자 솔루션인 '파이어 베이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서울 2016'에서 국내 개발자들이 구글 개발자 솔루션인 '파이어 베이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AR 플랫폼인 '탱고'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탱고는 모바일 기기가 실내 공간을 매핑(바닥, 벽, 천장, 가구의 위치 파악)할 뿐 아니라 공간 내 기기의 위치와 방향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탱고 앱을 이용하면 현실에서 공룡이 돌아다니는 것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실제 크기의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을 집안 공간에 미리 배치해 볼 수도 있다. 탱고 앱은 오는 9월 판매를 앞두고 있는 레노버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팹2 프로'에 처음 탑재됐다.

구글은 이같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동시에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개발 솔루션과 툴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앞서 구글 I/O 2016에서 론칭한 '파이어베이스'가 이에 해당한다.

파이어베이스는 개발자들이 앱을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솔루션이다. 안드로이드는 물론 iOS 및 모바일 웹 등 플랫폼에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앱 분석 솔루션인 '파이어베이스 애널리스틱스' 등을 포함한 15개의 기능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파이어베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앱 수는 17만개에 달한다.

벤 갈브레이스 총괄은 "구글에게 개발자들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발 환경을 가볍게 만들어 한국 개발자들의 에너지가 독창성과 창의성에 집중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