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해외에 100만ha 산림 조성…국내 기업 '숲 가꾸기 노하우' 수출

산림청-34사, 해외산림 조성
14개국 제주도 두 배 크기

울산대공원 전경. 한경DB

한솔홈데코는 1993년 호주 콜리지역에서 508㏊ 규모로 조림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1만6000㏊로 넓혔다. 1996년부터는 뉴질랜드에도 9000㏊에 나무를 심었다. 세양코스모는 1994년부터 베트남에 1만5000㏊를 조림했고 2000년부터는 이곳에서 펄프용칩을 가공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내 34개 기업이 14개국에 39만9068㏊(제주도 면적의 2.2배)를 조림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울산대공원, 대전 유림공원, 전남 장성 편백나무숲 등 국내에서 숲을 조성하면서 쌓은 조림기술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산림청은 기업과 함께 2050년까지 해외에 100만㏊를 조림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국내 산림은 일제 수탈과 6·25전쟁을 겪으며 황폐화됐다. 임산연료 외에 대체연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울창한 산림은 산간벽지의 일부 국유림을 제외하고 남겨진 게 없었다. 정부의 본격적인 산림녹화는 1961년 산림법을 제정하면서부터다. 1967년 농림부 산림국을 산림청으로 승격시켜 산림녹화사업을 전담했다. 산림녹화 7개년 계획(1965~1971), 수계별 산림복구 종합계획(1967~1976), 제12차 산림녹화 10개년 계획 등 산림녹화시책을 추진했다. 산림녹화사업으로 1972년 7000만㎥에 불과하던 입목축적(목재 양)은 2010년엔 8억㎥로 늘었다. 산림률(2010년 기준)도 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핀란드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발빠른 치산녹화(治山綠化)는 조림기술 발전과 해외 조림사업에 자신감을 키웠다. 산림청은 1993년부터 해외 조림에 나서 지난해까지 한솔홈데코 포스코 한화 등 34개 기업과 함께 14개국에 모두 39만9068㏊를 조림하는 성과를 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호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남미·중동·아프리카 등에 우리 기술로 나무를 심고 있다”며 “지난 17일 바트체렉 몽골 환경녹색성장관광부 장관과 한·몽골 사막화 및 황사 방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2012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등 3곳 1만4722㏊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캄풍톰 열대림 7만㏊, 미얀마 바고요마 6만9000㏊, 라오스 우돔싸이주 포히피(규모 협의 중) 등에서 조림을 통한 탄소배출권 사업을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산림황폐화 방지사업을 해 해외 산림 탄소배출권을 갖는 것이다. 2020년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이산화탄소 의무감축에 참여하는 신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6.3%다.

신 청장은 “2020년 한국의 탄소흡수량은 3.8%로 낮아질 것”이라며 “국내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중 상당부분을 산림이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