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판매허가를 유럽에 신청했다. 암젠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와 일본 인도 등 해외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면서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이번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유럽 또 뚫을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의약국(EMA)에 ‘SB5’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고 18일 발표했다. SB5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휴미라를 본떠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작년 한 해에만 16조원이 팔린 세계 최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SB5까지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으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르면 2018년 초 SB5에 대한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1월 유럽에서 첫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의 판매허가를 받은 후 4개월 만인 지난 5월 플릭사비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SB3’, 폐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 등의 막바지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본격 막이 올랐다. 셀트리온이 2013년 8월 유럽에서 ‘램시마’의 판매허가를 받은 이후 원조 의약품을 내놓은 다국적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 시장에서 원조 의약품 판매량의 30%까지 따라붙었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유럽 각국 정부가 값싼 바이오시밀러를 권장하고 있어서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암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르면 9월께 미국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노바티스 자회사 산도스도 암젠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허가를 미국과 유럽에 각각 신청했다. 산도스는 지난해 FDA에서 암젠의 백혈구 감소증 치료제인 뉴포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기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