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회사의 위험·공정 가치 등…주석 공시사항 잘 살펴봐야
IFRS가 한국에 도입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하지만 많은 상장사와 금융회사가 여전히 IFRS에 따른 재무제표 작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재무정보 이용자도 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IFRS 도입을 넘어 그 과실을 제대로 향유하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우선 회사의 회계정책과 회계추정 관련 공시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IFRS는 세계 120여개 국가가 동일하게 채택하고 있는 회계언어다. 과거처럼 각 나라의 회계 이슈를 일일이 규정하는 조문 방식이 아니라 회계의 기본개념에 충실한 원칙을 제시하고, 대신 회사에게는 회계정책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A사와 B사가 각각 보유한 토지가 1000억원으로 재무제표에 공시됐다고 가정하자. A사는 당초 토지 취득원가가 1000억원이었고, B사는 과거 100억원에 취득했지만 기말에 토지 재평가를 통해 공정가치인 1000억원으로 공시할 수 있다. 재무제표 작성자인 A사와 B사는 이런 사실과 회계정책 선택의 근거를 충분히 주석에 공시해야 한다. 재무제표 이용자도 이 차이를 이해하고 재무제표를 살펴볼 때 주석공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회사의 위험과 공정가치 공시사항에도 주목하자. 과거 회계기준에서는 공시가 요구되지 않던 사항이 IFRS 도입과 함께 많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기업이 직면한 신용위험 유동성위험 시장위험 등 금융상품 관련 위험공시사항이 대표적이다. 기업은 직면한 위험이 무엇이고 이에 대한 재무적 영향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충실히 공시해야 한다.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치로 표시하는 경우 공정가치를 어떤 방법으로 측정했고 자체 평가 시 사용한 투입변수는 무엇인지 등도 공시해야 한다. 재무정보 이용자도 이런 위험과 공정가치 주석공시사항 등 질적인 측면까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은 5년 전 IFRS를 도입하면서 회계 투명성 제고와 회계기준의 국제적인 정합성을 통해 대외 신인도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IFRS 재무제표를 제대로 작성하고 이해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영내 < 삼정KPMG 품질관리실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