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코란도스포츠'타고 오프로드 달려보니…거친 길도 가뿐하게~
[ 안혜원 기자 ] 우거진 풀숲 사이로 커다란 돌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울퉁불퉁하고 좁은 흙길 옆으로는 낭떠러지 절벽이 펼쳐져 있었다. 이따금씩 성인 손가락 크기만한 벌레가 툭툭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휴대폰도 터지지 않았다. 한국에 아직도 이런 오지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런 길을 가뿐이 올라갈 수 있는 차가 있을 것이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자식 4WD 시스템 상 2륜(2H)에 놓여진 레버를 4륜(4H)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쌍용자동차의 신형 코란도스포츠는 예상보다 가볍게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 2.2’와 함께하는 오프로드 체험 및 시승 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가평 켄싱턴리조트에서 강원도 춘천시 문배마을에 이르는 60km 구간을 왕복해 달렸다. 경기도 가평의 구곡폭포 입구에서 문배마을까지 이어지는 9km의 오프로드 구간이 포함됐다.
[시승기+] 쌍용차 '코란도스포츠'타고 오프로드 달려보니…거친 길도 가뿐하게~
코란도스포츠는 픽업 트럭으로 화물 업무용, 레저용, 출퇴근용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가능한 차종이다.

일반도로 주행 성능은 무난했다. 가속페달을 밟자 생각보다 가볍게 앞을 치고 나갔다. 물론 차체가 높아 고속주행감은 다소 불안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주행 내내 비교적 안정적인 달리기가 가능했다.

정숙성은 디젤 차량이라는 것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났다. 유로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하는 e-XDi220 엔진은 소음과 진동을 잘 잡아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도 향상됐다. 배기량이 높아지면서 최고출력도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23마력 강화됐고, 최대토크는 6.1kg.m 증가하면서 40.8kg.m을 발휘한다.

오프로드 구간인 경기도 가평의 구곡폭포 입구에서 문배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은 지형이 험하고 길 상태도 거칠기로 유명하다. 보통은 진입하기가 힘든 오지로 휴대폰도 안 터질 정도였다. 일반 차량이라면 엄두도 못 낼 코스다. 쌍용차가 오프로드 체험 코스로 이 험로를 택한 이유다. 코란도스포츠의 진가는 험로에서 발휘된다. 운전 내내 차체가 덜컹거렸지만 균형감을 잃지 않고 묵묵히 길을 빠져나갔다.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도 차체는 바퀴의 구동력을 적당히 배분하며 효과적으로 극복해나갔다. 프레임 타입이 주는 안정성과 4륜구동 시스템의 성능은 주행시 충격을 줄이고 우수한 노면 접지력을 발휘한다. 일반도로를 주행할 때 다소 가볍다고 느껴졌던 스티어링휠은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팔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해 신체의 피로감을 줄여줬다.

다만 사소한 부분에서의 배려는 아쉬웠다. 동승자석에서는 안전벨트 미착용시 경고음이 작동하지 않는다. 오프로드 중심의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그에 걸맞는 안전 장치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차량 문이 다 닫히지 않은 채로 주행을 해도 계기반을 유심히 살피지 않는다면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차량 문이 가벼워 힘을 주어 닫지 않으면 잘 닫히지 않는데다, 문이 닫히지 않을 경우 울리는 경고음도 없어 한참을 주행하던 중 뒤늦게 멈춰 다시 문을 점검하는 경우도 두어차례 있었다.

시승을 마친 후 "은퇴 후 주말농장에 가기엔 코란도스포츠가 딱이겠네"라는 말이 들려왔다. 코란도스포츠는 화물차로 등록돼 구매시 연간 자동차세 2만8500원, 환경개선 부담금 영구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개인 사업자는 차량 가격의 10%에 달하는 부가세 환급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2168만~2999만원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