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K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고진영이 K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현(23·넵스)과 이정민(24·비씨카드)이 경기를 일찌감치 기권했다. ‘챔피언으로 가는 길’을 막아설 수도 있는 최강자들이 물러선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대 우승 상금인 3억원과 1억원 상당의 승용차를 탈 기회도 그만큼 커졌다. 상금순위를 단박에 끌어올리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다. 경쟁자는 74명. 한 시즌 단 한 번 잡을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는 고진영(21·넵스)의 차지가 됐다.

◆고진영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고진영이 17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하늘코스(파72·6623야드)에서 열린 제2회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에서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그는 이날 보기는 단 한 개만 내주고 버디 3개를 잡아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고진영은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2위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이민영(24·한화)과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이 막판 버디쇼를 펼치며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시종일관 웃으며 여유있게 경기를 주도한 고진영의 기세를 넘어서진 못했다.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6승을 기록하게 됐다. 그의 캐디백에 새겨넣은 ‘느낌표’도 6개로 늘어난다. 그는 우승할 때마다 느낌표 한 개를 캐디백에 새겨넣는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고진영은 상금랭킹도 3위에서 2위(6억3900만원)로 끌어올렸다. 현재 상금 1위인 박성현(7억500만원)과의 격차도 6600여만원으로 줄였다. 고진영은 우승자에게 주는 1억원 상당의 BMW 승용차(X5xDrive 30d)와 3100만원짜리 고급시계 위블로도 덤으로 챙겼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엄마가 파란색 모자를 쓰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해 입고 나왔는데 좋은 일이 생겼다”며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말했다. 그는 “어젯밤 우승하는 꿈을 꿨는데 그 꿈이 실제로 이뤄져 신기하다”며 감격해 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롱아이언을 특별히 준비해 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정희원(11언더파), 3위는 막판까지 고진영을 턱밑까지 추격한 이민영(10언더파)이 차지했다.

◆‘무명’ 최이진 2억원 홀인원

이날 대회에선 해외 투어에서 활약하다 국내 투어로 돌아온 ‘U턴파’들이 선전을 펼쳤다. 2014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데뷔해 첫해 우승컵을 차지한 정연주(24·SBI저축은행)가 7언더파로 단독 4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돌아온 박주영(26·호반건설)이 5언더파를 쳐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첫 ‘톱10’ 진입이다.

최이진(21·삼천리)은 이날 16번홀(파3·165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부상으로 걸린 BMW(750Li xDrive) 승용차를 받는 횡재를 했다. 시가 1억9200만원짜리 최고급 승용차다. 올 시즌 최이진이 벌어들인 상금(1298만원)의 10배가 넘는다. 2위가 가져가는 상금(1억1520만원)보다도 많다. KLPGA투어 3년차인 최이진은 주로 2부투어를 뛰다 올 시즌 조건부 시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거액의 홀인원 부상을 타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대회 주최사인 BMW코리아는 이번 대회 12번홀과 16번홀 등 2개의 파3홀에 고급 승용차를 홀인원 경품으로 내걸었다.

영종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