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통신 손잡은 일본 '자율주행 시대' 앞당긴다
일본 통신사와 자동차 업체 간 짝짓기가 잇따르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와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겨냥한 제휴 움직임이다. 자동차회사는 통신사 기술을 활용하고, 통신사는 자동차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해 서로 윈윈하려는 전략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혼다와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자동차 운전 지원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주행 데이터 외에 운전자의 표정, 목소리 톤으로 운전자 감정과 취향까지 분석한다. 운전자 행동 양식을 추측해 원하는 정보를 대화 형식으로 신속하게 전달한다. 이 시스템은 혼다 커넥티드카에 적용된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감정인식 로봇 ‘페퍼’를 상용화할 정도로 AI와 음성인식 기술에 앞서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에선 2030년에는 커넥티드카가 약 7억대까지 늘어나 전체 차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도요타는 다른 일본 통신회사 KDDI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글로벌 통신 플랫폼을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글로벌 통신 플랫폼을 구축해 자동차와 다른 자동차, 스마트폰, 교통망, 집 등과 상호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일반도로에서 주행과 추월, 차선 변경, 주차 등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커넥티드카 체제 구축이 우선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KDDI와 제휴관계인 600여곳 해외 통신사업자와도 협업하기로 했다.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는 지난 8일 최대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와 공동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DeNA는 자율주행택시인 ‘로봇택시’를 개발 중이며 다음달부터 도쿄 인근 지바시 쇼핑센터인 이온몰 마쿠하리신도심점에서 일본 최초로 자율주행버스 ‘로봇셔틀’을 운행한다.

고속통신에 강점이 있는 NTT도코모는 현재보다 속도가 100배 빠른 5세대 이동통신(5G)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양사는 5G 기술을 활용해 2020년께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