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총리가 15일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군민으로부터 계란과 물, 욕설 세례를 받았다. 이런 수난을 겪은 게 황 총리가 처음은 아니다. 1991년 6월3일 정원식 당시 총리서리는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학생들로부터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마지막 강의를 하러 온 스승에게 가한 행위여서 파장이 컸다. 문화교육부 장관과 한국외대 총장은 사표를 냈고, 관련 학생들은 사법 처리됐다.

2014년 4월17일 새벽 정홍원 당시 총리는 세월호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쯤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해 곧바로 현장을 찾은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던 현장에서 정 총리는 상의가 벗겨지고 욕설과 물세례를 당했다.

총리뿐만 아니다. 봉변을 당한 정치인도 적지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인 1999년 6월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수속을 밟던 중 붉은 페인트를 섞은 계란에 맞았다.

김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며 불만을 품고 계란을 투척한 시민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02년 11월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연설하던 중 농민이 던진 계란을 맞았다.

2007년 11월에는 이회창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던 중 계란 공격을 당했다. 그해 12월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경기 의정부 거리유세 도중 시민이 던진 계란에 맞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014년 5월 광주를 찾았다가 계란 봉변을 당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