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S·논술수석연구위원 hm6161@naver.com
S·논술수석연구위원 hm6161@naver.com
기말시험이 끝나고 여름방학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제출 서류인 자기소개서를 본격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달라’는 질문들이 많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말을 인용해본다. 1만시간의 법칙을 달성한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앞으로 1만시간의 법칙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적기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다. 하루 3시간씩 투자하면 10년, 하루 10시간씩 투자하면 3년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이런 시간이 필요함을 잊지 말자. 이번 호도 지난 호에 이어서 ‘잘 쓴 자기소개서의 구체적인 문항별 예시(문항1)’를 들어보기로 한다.

Ⅱ. 대교협 자기소개서 문항별 작성방법(문항1)

문항 1 :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자 이내)

1) 배경 : 자기소개서 작성의 서론에 해당된다. 전체적인 자기소개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방향타 구실을 하는 것으로 대학에 들어와서 해당 학생이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지원학과의 특성에 부합한 학업에 대한 열정과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2) 취지 : 이 문항은 대학의 선발원칙이 기본적으로 학업임을 말하고 있고,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간혹 학생중에는 활동만 많으면 좋은 줄 알지만, 중요한 것은 학업관련 활동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학은 학업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학생이나 학습경험이 보통 학생보다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3) 문항1의 개념요소 : 문항1의 개념요소는 ①시간적 요소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②대상적 요소로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 ③내용적 요소로 배운 점, 느낀 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시간적 요소 : 시간적으로 고등학교 재학기간내로 한정된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의 활동에서 시작할 수는 있지만, 논의의 중심은 고등학교 교내활동임을 잊지 말자. ② 대상적 요소 : 학업이란 지식과 지혜를 얻는 과정과 결과를 말한다. 교내에서 스스로 기울인 학업에 대한 노력의 과정으로서 반드시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교과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식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이 스스로 어떠한 노력의 과정을 하였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체험학습 경험, 토론학습 경험 등 학습 관련된 활동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학습에 관련한 자질이나 능력이 새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고 싶은 마음인 호기심은 독서, 토론, 발표, 보고서 또는 논문쓰기 등으로 연결되며 객관화된다. ③ 내용적 요소 : 배운 점이란 기존에는 몰랐거나 애매했던 것을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을 말한다. 느낀 점이란 노력이나 활동을 통해 스스로에게 느끼는 부분과 사회에 대해 느끼는 부분을 말한다.

4) 잘 쓴 ‘자기소개서 문항 1번’ : 학생이 학업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이런 호기심을 탐구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자기주도성과 지적인 성장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얘기하면 된다. 객관화를 위해 학교생활기록부의 수상기록, 교과특기사항, 종합사항과 연결해 학업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 및 노력의 과정을 보이면 된다. 다른 학생과 유사한 활동이라도 자신이 어떤 부분에 의미를 두었는지, 왜 의미를 두었는지, 그 의미를 위하여 자신이 얼마나 지독하게 임했는지, 그래서 어떠한 결과를 얻었고,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적으면 된다. 특히, 좌절감과 낙담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목표를 향해가는 열정을 보일 수 있다면 매우 ‘잘 쓴 자기소개서 문항1번’이라고 볼 수 있다.

5) 구체적인 예시

▶ 잘 쓴 자기소개서 문항1번 : 영화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는데, 이 영화를 문항1번의 시작으로 삼았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속의 사상들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런 사상들을 윤리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결해 영화의 의미를 재해석했다. 이어서 예시를 들었다. 페이스북을 영화로 다룬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네트워크가 무엇이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을 밝히고 있으며,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히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관련 책 읽기까지 연결됨을 보여주었다. 즉 인간의 기본 속성인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에서 시작해 네트워크 속에 있는 인간의 심리에 이르기까지 심리학과 이런 심리가 현실에 미치는 광고 마케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을 표현했다. 배운점과 느낀 점도 함께 적고 있었다.

▶ 수정이 많이 필요한 자기소개서 문항1번 : 1학년 1학기 때 수학을 1등급을 받았고, 친구들이 많이 물어보았다는 점, 그런데 갑자기 2학기때 수학 점수가 많이 떨어져서 큰 충격을 받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오답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는 점. 오답 노트 작성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지만 이를 방학때 열심히 해서 고2 첫시험에서 수학점수를 크게 올릴 수 있었다는 점, 그래서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큰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워서 뿌듯했다는 점을 제시한 사례가 있었다.자세한 내용은 ‘현민의 스토리면접 공식블로그 (blog.naver.com/hm6161)’를 보기바란다.

Ⅲ. 학생의 질문과 현민 선생님의 답변

=>학생 : 현민선생님, 저는 수원에서 고등학교 다니고 있어요. 자기소개서에는 1000자로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어요.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좀 더 쓰면 넘치고, 적게 쓰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 현민 선생님: 1)문항1에 해당하는 목록을 작성하고, 이에 대한 글을 길게 적기 바랍니다. 분량을 생각해서 짧게 적다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내용, 자신의 특성과 잠재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예요. 그런 후 글자 분량에 맞게 줄여주고,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어휘는 삭제하는 방식이 좋답니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택하기 바래요. 특히, 자소서 문항 1번 핵심은 학생의 호기심 발생과 달성과정임을 잊지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깊이있게 적으세요. 하나의 사건이라도 괜찮아요. 보통은 하나의 사건이나 사례를 가지고 500자를 구성하고 있기에 1000자로 제한되면 2개의 사례로 2문단을 구성하고 있답니다. 이는 참고사항일 뿐이예요.

2)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주제중심 글쓰기예요. 하나의 주제를 잡고 구조를 잡은 후 항목으로 정리하여 적는 방식인 현민의 구조정리 논술법이 좋아요. 자신의 학습에 대한 호기심에 대해 주제나 주장을 한 개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편해요. 문항1에 맞는 범주의 ‘논술’이라고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적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더욱 좋아요.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의 학습에 관한 자질을 주제로 설정하지 않고, 몇몇 사건이나 사례를 나열하고 있는데, 이는 자기소개서를 자신에 관한 소설이나 수필로 보기 때문이예요.

이메일로 질문을 보낸 학생중 선정된 학생에겐 답변과 더불어 ‘굿바이 논리야’(신동열 지음) 책을 보내드립니다.

현민 선생님의 조언

문항1을 쓰는 학생은 대부분 수학 점수가 떨어져서 힘들었다는 점, 문제집을 열심히 어떤 방법으로 풀었다는 점, 영어 단어를 어떤 식으로 외웠다는 점, 노트 필기를 어떻게 했다는 점 등을 적는다. 또 ‘토론활동을 했다, 독서를 했다, 발표를 했다’ 는 등의 단편적인 문장들을 쓴다. 하지만, 대학에서 보고 싶은 것은 대학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학생 나름의 독특한 학습에 대한 사고와 그 과정이다. 결과가 우수한 것은 단지 이런 학생의 사고와 과정에 대한 간접 증명인 뿐이다. 위의 잘 쓴 자기소개는 영화라는 일상의 사소함 속에서 배움의 씨앗을 찾아서 교과와 연결하고 독서와 연결해서 학습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를 과정중심으로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적으면서 자신의 느낌까지 적고 있다. 물론 토론동아리를 통해서도 자신의 학습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정이 많이 필요한 자기소개서를 참고해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스스로 느끼기 바란다. 조언하건데, 문항1은 성적을 올리는 방법을 묻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호기심을 어떻게 심화시켰는지를 묻고 있음을 잊지 말자.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