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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경영학] (2) 과학경영 뒷받침할 AI

입력 2016-07-15 16:55:04 | 수정 2016-07-15 16:55:04 | 지면정보 2016-07-18 S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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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환율 예측, 신용평가…
인공지능이 CEO 돕는다

회사목표 설정, 비전 제시…
CEO 역할이 바뀐다
경영과학(management science)의 가장 큰 연구분야 중 하나인 ‘오퍼레이션 리서치(operations research)’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군사작전 연구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군수 물자를 어떻게 조달하고 운송하며, 어디를 공격할 것인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에서 시작됐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인공 앨런 튜링이 상대가 기계인지 사람인지를 알아보는 ‘튜링 테스트’를 언급하며 인공지능(AI)과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이 의문은 과학이 발전하면서 더 커졌다.

인간은 언제부터 기계를 발달시켜 쓰기 시작한 것일까. ‘혁명’이란 그 이전과는 패러다임이 확 바뀌는 것을 뜻한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돼 유럽, 미국, 러시아 등으로 확산된 산업혁명은 농업중심 사회에서 산업중심, 공업중심 사회로의 변모를 가능하게 했다.

기계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줬지만 여러 폐해도 가져왔다. 오래된 명화 ‘모던타임즈’는 산업화 시대의 폐해를 풍자한다. 주인공 찰리 채플린은 스스로 톱니바퀴 속에 들어가 기계의 일부분이 된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고, 실직이 증가하는 등의 현상을 영화는 보여준다. 인간은 편리함을 위해 기계를 발전시켰지만 내면에는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기계로 대체되지는 않을까” 하는 근원적인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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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영화 ‘아이 로봇(I Robot)’은 이런 우려를 담고 있다. 2035년 인간이 자의식이 있는 로봇에 둘러싸여 편의를 제공받으며 살아가는 장면을 그린 영화는 로봇이 과연 인간에게 유익한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한다.

이런 영화 속 장면은 다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9~15일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이 있었다. 인간 최고수와 인공지능이 인류 역사상 가장 어렵고 변수가 많은 게임이라는 바둑 종목에서 맞붙은 것이다. 결과는 예상외였다. 알파고가 4-1로 완승했다. 사람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직군에 대한 보도가 쏟아졌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자아 성찰의 일환으로 서점에서는 인문학 도서가 다시 팔리기 시작했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직업의 35%가 기계나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라는 2013년 발표된 연구 결과도 다시금 주목받았다. 하지만 다들 막연히 두려워만 할 뿐, 알파고가 어떤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알파고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인공신경망’을 알아야 한다. 기계가 똑똑하게 일하길 바라던 사람들은 기계를 사람과 닮게 하기 위해 기계에 ‘학습 능력’을 부과하고 싶어했다. 이를 위해 인간의 뇌, 즉 생물학에서 신경망이라고 하는 중추신경계를 본떠 통계학적인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것이 알파고의 모태가 되는 인공신경망이다. 이런 인공신경망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가능하다. 입력층과 출력층 사이에 은닉층을 쌓아 네트워크를 구성, 계속된 정보의 재처리를 통해 학습하며 발전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기억력과 정보저장 능력은 한계가 있고, 컴퓨터의 그것은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고 할 때 인공지능은 사람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다. 학습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사람은 빨간 사과를 한 번 보면 다음에 녹색 사과를 봐도 녹색인 사과가 있다는 것을 안다. 크기와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도 기존의 사과 이미지를 연상하며 이를 사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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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컴퓨터는 어떨까. 2012년 국제 이미지인식기술대회 이미지넷(IMAGENET)에서 캐나다 토론토대 제프리 힌튼 교수팀의 딥러닝을 선보인 ‘알렉스 크리제브스키’는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했다.

그러나 영상인식학회(CVPR)를 통해 발표된 미국 와이오밍대 연구에서는 의미없는 노이즈 형태의 그림과 패턴을 아르마딜로, 공작, 야구, 전자기타 등으로 잘못 분류하면서 허점이 드러났다. 알렉스 크리제브스키의 알고리즘은 이 의미없는 이미지가 99% 확률로 정답일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원인은 학습 데이터에 있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데이터를 넘어서는 수준의 정보와 마주하면 오류를 일으킨다. 사람이 기존 지식을 활용해 ‘유추’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 없는 것이다. 딥러닝도 기계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이 아니다. 각 층을 구성할 자료를 사람이 학습시켜야 한다. a라는 정보를 입력하고, 출력이 b라고 되게끔 해야 다음에 a라는 것을 보여줬을 때 출력이 b라고 나온다. 여기서 ‘a'’ ‘aa’ 등 비슷한 것을 보여주면 기계는 대응하지 못한다.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알파고가 이 9단을 이긴 것은 데이터 축적으로 가능해진 것일 뿐, 인공지능이 사람과 대적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지금의 인공지능은 응용력 없이 경험한 것만 할 줄 아는, 다른 기계보다 조금 더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 그 이상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인공지능은 현대 기업경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1957년 프랭크 로젠블라트는 최초의 인공신경망 모형인 ‘퍼셉트론(Perceptron)’을 발표한다. 퍼셉트론은 어떤 패턴을 인공신경망의 입력층에 입력했을 때 패턴 간 관계를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게 가능했고 간단한 덧셈 뺄셈도 했다. 이후 인공신경망 모형은 발전을 거듭해 계량적 의사결정과 주가, 환율 등의 예측 및 기업 신용평가, 재무 및 회계, 경영 전략 등을 지원할 수 있게 됐고 앞선 영화와는 달리 최고경영자(CEO)를 보조하는 역할도 하게 됐다.

이처럼 경영과학이 CEO를 보조하는 사례는 다양하다. 캐나다 마운트시나이병원은 경영과학의 원조 격인 ‘선형계획(linear programming)’ 중 목적계획법과 정수계획법을 활용해 고정된 예산 내에서 운영비 최소화, 과잉서비스 해결 등의 성과를 냈다. 이 덕분에 오래 걸리던 병원의 스케줄 작성을 1~2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었고, 이는 연간 2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인공지능, 인공신경망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CEO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인 ‘비정형적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없다. 다만 CEO가 목표와 비전을 세우면 충실한 조력자가 돼 ‘정형적 의사결정’을 도와줄 것이다.

김수욱 < 서울대 경영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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