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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로 산 50년 건설 인생…이지송 "새 미래 꿈꿀 것"

입력 2016-07-14 20:26:45 | 수정 2016-07-26 10:50:52 | 지면정보 2016-07-15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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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로부터 평전 헌정받은 이지송 전 LH 사장

한국 건설사의 산 증인…뇌출혈 딛고 8개월만에 일어서
"회사 못살리면 나도 파산"…현대건설 회생·LH 통합 이끌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14일 저녁 열린 이지송 전 LH·현대건설 사장 평전 '꿈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 출판 헌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광철 한경BP 사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이상대 전 삼성물산 부회장, 김광명 전 현대건설 사장, 이 전 사장,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변탁 태영건설 부회장, 김수삼 한양대 명예교수, 안성환 현대건우회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14일 저녁 열린 이지송 전 LH·현대건설 사장 평전 '꿈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 출판 헌정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광철 한경BP 사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이상대 전 삼성물산 부회장, 김광명 전 현대건설 사장, 이 전 사장,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 변탁 태영건설 부회장, 김수삼 한양대 명예교수, 안성환 현대건우회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987년 3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족 반군 사이의 내전이 한창이던 이라크 키르쿠크. 칠흑같이 어두웠던 이날 간간이 울려 퍼지는 포성을 뒤로하고 쿠르드족 현지 복장을 차려입은 중년 한국 남성이 픽업 트럭 조수석에 올라탔다. 반군 주둔지역 방향으로 몇 시간을 달린 트럭이 멈춰 서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보초병이 나타나 차량 속 일행을 어디론가 데려갔다. 이 남성은 이지송 현대건설 키르쿠크 현장소장이었다. 그는 당시 납치된 직원과 방글라데시 근로자를 구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직접 반군 소굴로 뛰어들어 협상했다. 이지송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현대건설 사장이 일하면서 ‘신의(信義)’를 제1 원칙으로 삼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14일 오후 6시 서울 양재동 엘타워 6층 연회장에 지팡이를 짚은 이 전 사장이 들어서자 하객 300여명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았다. 그는 정세균 국회의장, 변탁 태영건설 부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등 초청객 및 건설업계 선후배와 일일이 손을 맞잡았다.

이 전 사장은 1년 전 이맘때 뇌출혈로 쓰러진 뒤 반년 가까이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투병 사실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김수삼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 전 사장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현대건설 임원 출신 모임인 현본회와 LH 임원 출신 모임인 초석회에서 그의 재직 시절 자료를 모아 평전 출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이 전 사장은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들 한다”며 “‘꿈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이란 책 제목처럼 미래를 꿈꾸며 다시 시작해보겠다”고 축사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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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이 전 사장이 병마와 힘겹게 싸우던 지난해 8월부터 저술을 시작한 그의 평전 《꿈의 한가운데서, 다시 시작》(사진)의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1965년 경남 진주시 남강댐 건설현장에 배치받으며 처음 건설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이후 50년 가까이 한국수자원개발공사(한국수자원공사 전신), 현대건설, LH 등에서 근무한 한국 건설사의 산증인이다. 김 명예교수, 이종수 전 현대건설 사장, 박동선 LH 부장이 자료 수집과 집필을 함께했다.

1976년 공기업 근무를 끝내고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이 전 사장은 이후 11년간을 해외 건설현장에서 보냈다. 해외 현장소장이던 당시 그는 불도저와 같은 투지와 열정으로 일했다. 말레이시아 케냐르댐을 지을 땐 댐 축조 현장 바로 옆에 텐트를 치고 24시간 현장을 지켰다. 초대형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질주하는 현장 한복판에 서서 대형 깃발을 흔들며 직접 교통통제를 하던 그의 모습을 보고 현장을 방문한 회사 고위 임원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수많은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건설업의 본질을 체득한 그는 이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던 현대건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간절히 필요했던 LH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3년 현대건설 사장 제의를 받은 당시를 떠올리며 “‘사장직을 수락하면 개인보증을 서야 하니까 재산을 정리하고 가라’는 주변의 조언을 뒤로하고 회사를 살리지 못하면 나 자신도 파산하겠다는 각오로 현대건설호에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위기의 순간엔 냉철하고 엄격한 경영자였지만 평소엔 사재를 털어 형편이 어려운 직원을 도울 정도로 직원들을 아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LH 초대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암 등 중병에 걸린 직원 68명에게 100만원씩을 사비로 지급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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