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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언 "기술력 양보 못해"…초음파 치료기 국내 첫 EU 인증

입력 2016-07-13 15:07:21 | 수정 2016-07-13 15:10:31 | 지면정보 2016-07-14 D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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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뚫은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국내 첫 초음파 치료기 개발
R&D에만 4년간 800억 투자…해외 매출이 90% 차지

자궁근종 제거하는 치료기 서울대병원에 공급하기로
세계 70개국 유통망 구축
국내 최초로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초음파 치료기 알피우스900은 절개와 마취 없이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을 제거한다. 시술시간이 1시간 이내로 환자 부담이 작다. 알피니언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국내 최초로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초음파 치료기 알피우스900은 절개와 마취 없이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을 제거한다. 시술시간이 1시간 이내로 환자 부담이 작다. 알피니언 제공


2007년 설립된 알피니언은 초음파 진단기와 치료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초음파 의료기기는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국 업체들이 선점한 시장이다.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알피니언은 2011년 최초로 초음파 진단기를 내놓고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첫해 1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30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의 9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글로벌 브랜드에 맞서는 알피니언의 경쟁력은 독자 개발한 ‘탐촉자(transducer)’ 생산 기술이다. 초음파 의료기기 핵심 부품인 탐촉자는 인체 내부에 초음파를 쏴 반사되는 신체 정보를 영상화하는 부품이다. 고화질 초음파 영상이 기술의 핵심이다. 고석빈 알피니언 대표는 “독자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에서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아직 세계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초음파 치료기’ 개발

자궁근종 치료기 ‘알피우스900’기사 이미지 보기

자궁근종 치료기 ‘알피우스900’

알피니언은 2014년 국내 최초로 초음파 치료기 시장에 진출했다. 그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강도 집속 초음파(HIFU) 치료기 ‘알피우스900’의 생산허가를 받으면서다. 초음파 치료기는 진단기보다 기술적 난도가 높다. 국내 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은 알피니언이 처음이다.

알피우스900은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치료기다. 자궁근종은 가임 여성의 약 30%에서 발생할 만큼 흔하다. 초음파를 이용하면 자궁적출술이나 자궁근종 절제술처럼 절개나 마취가 필요없다. 치료시간도 1시간 이내로 짧아 입원할 필요가 없는 시술 방법이다.

알피우스900에는 초음파 기술 중에서도 상용화가 가장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HIFU 기술을 적용했다. HIFU 기술은 고강도 초음파를 종양 부위에 집중적으로 쏘아 종양을 없애는 기술이다. 돋보기로 태양빛을 모아 높은 열을 발생시키는 것과 원리가 같다. 알피니언은 올 5월 서울대병원과 자궁근종 초음파 치료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고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 공공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것은 우리 기술이 자궁근종 치료 효과와 유용성 면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임상시험을 한 병원에서 해당 장비를 구매했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800억원 투자…직원 절반 R&D 인력

초음파 치료기 개발은 처음엔 순탄치 않았다. 진단용 초음파 세기보다 약 10만배 강한 초음파를 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고도의 기술력과 안전성이 요구된다. 지금도 세계 수많은 기업이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몇곳에 불과하다. GE 필립스 등 소수 기업만이 제품화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제품 연구를 시작한 2007년 국내에는 초음파를 활용한 치료기가 없었다. 알피니언이 개발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나자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임상 인증 등 까다로운 절차가 많고 개발까지 충분한 자본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진단기 기술만으로는 치료기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알피니언은 창립 이후 약 4년간 매출이 거의 없었지만 총 800억원을 치료기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자체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끈기와 믿음 때문이다. R&D 인력도 임직원의 절반 이상으로 유지했다. 외부 연구기관과 협업하며 기술을 담금질했다. 알피니언은 서울대병원과 2012년부터 지식경제부 과제의 일환으로 자궁근종 치료기 개발을 공동 수행했다.

고 대표는 2014년 초음파 치료기 개발에 성공한 이후 다양한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알피니언은 초음파 신호를 생성하는 빔포머(beam former)와 영상화 프로세서 및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어쿠스틱 엔지니어링 기술’도 개발했다.

○유럽 인증 계기…70개국 진출

알피니언은 지난 2월 알피우스900이 유럽연합(EU) 인증을 받은 것을 계기로 글로벌 초음파 치료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EU 인증은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한 EU 이사회의 엄격한 요구사항 및 심사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발급한다.

EU는 초음파 치료를 하는 세계 400여개 병원 가운데 50% 이상이 있는 곳이다. EU 인증은 초음파 진단기 업계에서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받는다. “유럽시장 진출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준을 획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 알피니언의 설명이다.

알피니언은 EU 인증과 자체 기술을 발판으로 70여개국에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고 대표는 “자체 보유한 초음파 치료기 및 진단기 기술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세계 최고의 초음파 의료기기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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