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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포통장 막으려다…모바일 계좌 '반쪽짜리' 될 판

입력 2016-07-13 18:01:03 | 수정 2016-07-14 03:49:00 | 지면정보 2016-07-14 A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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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이체한도 하루 30만원
제한 풀려면 은행 찾아가야

은행권 "대포통장 제재 때문"
소비자들 "핀테크 역행"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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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도 개설할 수 있는 비(非)대면 모바일뱅킹 계좌가 대포통장 규제에 막혀 실생활 활용도가 떨어지는 ‘반쪽짜리 통장’으로 전락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은행이 모바일뱅킹 계좌 이체한도를 하루 30만원에 불과한 ‘금융거래 제한계좌’로 발급하고 있어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위비뱅크, 신한은행 써니뱅크, 국민은행 리브, KEB하나은행 원큐뱅크 등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계좌는 모두 이체한도가 하루 30만원인 금융거래 제한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거래 제한계좌는 이체한도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모바일·인터넷뱅킹은 1일 최대 30만원, 영업점 창구 거래는 1일 100만원으로 제한해 임시로 개설해주는 계좌다.

핀테크(금융+기술) 선점 경쟁을 벌이는 은행들이 모바일통장을 금융거래 제한계좌로 묶고 있는 이유는 대포통장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범죄 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이 일정 숫자 이상 발생하면 해당 은행 임직원에게 주의, 경고, 감봉 등의 제재를 가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체한도 제한이 없는 일반 계좌는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대포통장이 많이 발생하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다”며 “이런 제재를 피하려면 모바일통장도 금융거래 제한계좌 위주로 개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소액 사기나 보이스피싱 사기가 끊이지 않아 대포통장 규제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은행들이 모바일통장을 금융거래 제한계좌로 발급하는 건 지나친 몸 사리기”라고 지적했다.

모바일뱅킹 계좌와 관련해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휴대폰 문자인증과 신분증 확인에 지문 확인, 영상통화까지 거쳐 가입했는데 거래한도를 제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금융거래 제한계좌로는 집 월세나 공공요금, 생활비 등을 이체하기에 한도가 부족해 주거래 통장으로 쓰기 어렵다. 이체한도 제한을 풀려면 다시 은행 창구를 방문해 재직증명서 또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해당 계좌를 이용해 각종 공과금을 3개월 이상 자동이체로 납부해야 한다.

이 같은 불편 때문에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핀테크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소비자의 모바일계좌 개설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에 매달 평균 100만건의 신규 계좌가 개설되고 있지만 비대면 개설 계좌는 5000건으로 비중이 0.5%에 불과하다.

올해 말부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K뱅크도 대포통장 규제를 피할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으면 실생활 활용도가 낮은 비대면 계좌를 발급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명 확인 등의 업무를 위한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뱅크(준비법인) 관계자는 “금융사고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계좌 개설을 간편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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