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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공포에 떠는 유럽 은행들…"도이치뱅크, 세계서 가장 위험"

입력 2016-07-13 20:00:18 | 수정 2016-07-28 18:01:33 | 지면정보 2016-07-14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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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가 바꿔놓은 유럽 (2·끝) 생사 기로에 선 은행 산업

부실 우려 커지는 은행
고객엔 예금이자 줘야하고 대출금리는 낮아져 '부실'
BNP 순익 4배 증가에도 주가는 24%나 떨어져

금리정책 공조 '엇박자'
수익성 나빠진 이탈리아 은행
ECB서 마이너스로 빌려 기업대출 대신 국채 투자
한 고객이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 중심가에 있는 노르데아방크로 들어가고 있다. 현금 사용을 점차 줄이고 있는 덴마크에선 현금을 다루지 않는 ‘노캐시’ 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펜하겐=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한 고객이 지난 8일 덴마크 코펜하겐 중심가에 있는 노르데아방크로 들어가고 있다. 현금 사용을 점차 줄이고 있는 덴마크에선 현금을 다루지 않는 ‘노캐시’ 점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펜하겐=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유럽 은행들의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해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가(街)는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이 문제”(랄프 솔벤 코메르츠방크 리서치센터장)라고 공을 떠넘겼지만 정작 독일 1위 은행인 도이치뱅크 주가는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20% 넘게 급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으로 유럽 은행들의 미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심각해져가는 유럽 은행 부실

유럽 주요 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양호한 편이었다. 스위스의 UBS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덴마크 단스케방크 역시 70%가량 늘었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416%에 달했다. 올해 실적도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많은 투자자가 미래 생존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3위 규모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 주가는 올 들어 80%나 폭락했다. UBS도 최근 1년간 주가가 42.25% 하락했다. BNP파리바 주가도 24% 떨어졌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미국법인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종합자본분석검토(CCAR) 결과 자본 확충 계획에 대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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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이 2014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초과지급준비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것이 은행업의 미래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지적이다. 유럽 은행들은 중앙은행과 금융 소비자 사이에서 꼼짝달싹도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돼가고 있다. 개인 예금에 대해선 ‘쥐꼬리’만큼이라도 이자를 줘야 하지만 대출금리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및 기관투자가들의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페널티를 매기고 대출금리 하락폭도 최소화하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상황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얀 스토루프 닐센 덴마크 노르데아방크 선임연구원)이다. 영국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변동금리대출을 받을 때 ‘유리보(EURIBO)+1.5% 포인트’ 금리를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인 유리보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더라도 이를 ‘제로’로 환급하겠다는 것으로 돈을 빌리는 이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

◆금리 정책공조도 어려워져

은행마다 각자도생에 나서면서 유로존 19개국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공조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솔벤 센터장은 “ECB가 -0.4%에 돈을 빌려주는데도 이탈리아 은행은 이 자금을 기업 대출에 쓰지 않고 자국 국채 매입에 쓰고 있다”며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도덕성을 꼬집었다.

TLTRO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금리를 마이너스로 책정한 제도다. 기존의 통념을 깨버린 이 대출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은 이렇다. A라는 은행이 -0.4%로 ECB에서 돈을 빌렸다면 A은행은 이 돈을 B라는 기업에 ‘제로’ 금리에 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은행들은 TLTRO를 통해 빌린 돈을 이탈리아 국채 매입이라는 투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독일 금융인들의 불만이다. 솔벤 센터장은 “초저금리 상태가 지속돼 채권 가격이 오르면 이득을 보겠지만 이탈리아에 재정 위기가 발생해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독일 은행들 역시 유로존 금융붕괴의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헤지펀드계 거물 조지 소로스가 지난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일에 파운드화 대신 도이치뱅크 주가 하락에 베팅할 정도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초 독일 금융부문 안전성 연례보고서에서 도이치뱅크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금융회사로 지목했다.

유로존 우등생인 독일에서조차 “언제 바닥으로 꺼져 내릴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낌”(독일의 한 금융인)이 만연해 있다는 게 유럽 은행의 현주소다.

런던·취리히=박동휘/프랑크푸르트·코펜하겐=김우섭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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