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비자들이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에서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여성 소비자들이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에서 쇼핑하고 있다. 한경DB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이 15일 전면 개장한다. 지난해 12월28일 부분 영업을 시작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HDC신라면세점, SM면세점 서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이어 지난해 특허를 따낸 다섯 곳의 시내면세점 중 네 번째로 갤러리아63이 전면 개장하면서 신규 면세점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 면세점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초반의 극심한 우려에서 벗어났다”고 자체 평가했다. 명품 등 주요 브랜드가 속속 들어서면서 매출이 차츰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먼저 문 연 HDC신라 매출 커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HDC신라다. HDC신라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면 개장 후 하루평균 매출이 10억원이 넘는다. 많게는 15억원 매출을 올리는 날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부분 개장 후 3개월간 약 2억원대 하루 매출을 기록한 것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아졌다.
신규면세점, 초반 매출 부진 우려 벗었다
신세계 명동점과 갤러리아63은 6억~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5월 개점 후 두 달 만에 거둔 매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63은 이달 1일 문을 연 수족관과 연계한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몰려드는 8월 이후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타면세점과 SM 서울점도 매출이 하루 4억~5억원까지 높아졌다.

◆속도 붙은 명품 유치전

신규 면세점에 명품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고 있다. HDC신라는 신규 면세점 중 처음으로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했다. 5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과 20여개 주요 브랜드 입점계약을 맺었고, 이달 지방시와 마크제이콥스가 문을 열었다. 루이비통과 펜디는 내년 초 개점을 목표로 매장 디자인을 하고 있다.

신세계도 루이비통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협상이 상당 수준 진전됐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개점 초기부터 구찌·까르띠에·불가리·티파니 등 신규 면세점 중 가장 많은 A급 럭셔리 브랜드를 확보했고, 이달 토리버치·에트로·피아제·블랑팡·예거르쿨르트 등이 문을 연다.

갤러리아63은 이번 그랜드오픈으로 초기 300여개이던 브랜드 수를 530개까지 늘렸다. 명품 남성 정장 스테파노리치, A급 명품으로 꼽히는 구찌 등을 유치했다. 보테가베네타·생로랑·발렌시아가 등도 오는 9월 입점할 예정이다.

SM 서울점은 하나투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에트로·코치·마크제이콥스 등 명품 브랜드를 확보했고, 두타면세점은 하반기에 쇼파드·브라이틀링 등 럭셔리 보석·시계 브랜드가 문을 연다.

◆韓·中 관계 악화로 유커 급감 우려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신규면세점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감소다. 국내 1위 면세점인 롯데면세점의 유커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78%(시내 면세점 기준)에 이른다. 신규 면세점들도 대부분 매출을 유커에 의존하고 있다. 면세점은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되면서 한·중 관계 악화로 유커의 한국방문 자제령이 내려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신규 면세점 관계자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의 독도 발언 이후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한 적이 있다”며 “정치 이슈로 유커의 발길이 끊어지면 면세점이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