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정병국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창립기념 특강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정병국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창립기념 특강에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달 9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서청원 의원을 단일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 맞서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막판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함께 계파 중진 의원이 나서 줄을 세우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0일 ‘2016 정책 워크숍’에서 계파를 청산하겠다는 선언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친박계 의원들은 서 의원 출마에 대비해 지역별로 조직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율이 높은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이 승부처라고 보고 지역별로 결속을 다지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이 서 의원을 내세우는 이유는 정권 말 ‘친박 맏형’을 내세워 국정 운영의 안정을 꾀한다는 명목이다. 거물 중진을 내세워 당권을 비박계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서 의원에게 출마의 판을 깔며 몰아주기에 나서고 있다. 원유철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고, 홍문종 의원도 서 의원이 나오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친박계는 비박계가 요구했던 모바일 투표 도입도 수용하지 않았다.

친박계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다. 당권 도전에 나선 한선교 의원은 13일 KBS 라디오에 출연, “지난 워크숍에서 계파 청산 선언까지 했는데, 단일화는 계파 존재를 오히려 강하게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비박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비박계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의원은 전날 상도동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무성 전 대표를 찾아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2일 비박 주자들에 대해 “당선되기 위해선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 전 대표가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김 전 대표는 14일 대표 취임 2주년을 맞아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1000여명의 지지자를 모아 대규모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세 대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박계는 친박 공세에도 나섰다.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PBC 라디오에서 “서 의원은 2003년 차떼기당 때 대표였다”며 “이번 전대가 친박 대 비박의 대결로 가면 새누리당은 정말 헤어나지 못하는 수렁으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 성향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전대가 마치 거물급들의 세 과시 경쟁장이 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