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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없어 수출 못한다니…" 영림목재 이경호 회장의 도전 결실

입력 2016-07-13 17:21:24 | 수정 2016-07-14 09:22:57 | 지면정보 2016-07-14 A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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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수입 의존하던 고급 선박용 목재 '국산화'

'불에 안타는 목재' 유럽인증
연 700억원 수입 대체 효과

크루즈선, 척당 30억 목재 쓰여
유럽 조선소 직접 공략할 것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고급 선박에 사용될 목재 보관 상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기사 이미지 보기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고급 선박에 사용될 목재 보관 상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은 2014년 중반 한 조선기자재 업체로부터 선박용 목재 공급을 의뢰받았다. 유럽에서 건조 중인 7척의 크루즈선 내부에 쓰일 목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수십억원어치 목재를 팔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 인증 없이는 선박용 나무판자 한 개도 공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인증받은 목재가 없어 전량 수입해 쓴다는 것도 이때 들었다. 이 회장은 “조선 강국이 이게 말이 되느냐”며 당장 인증 작업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작년 6월에 한국선급의 KR 인증을, 7월에 미국선급의 ABS 인증을 각각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 1일 가장 까다롭다는 ‘유럽선박장비인증(EU-MED)’까지 받아냈다.

◆불에 약한 목재 안 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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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불에 잘 타는 목재를 불에 잘 타지 않게 처리해야 하는 ‘역설적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난연 약제를 목재에 얼마나 골고루 잘 주입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영림목재는 액체 상태의 약제에 목재를 담가 강한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직접 설계한 맞춤형 기계까지 만들었다. 목재에 약제를 주입해 말린 뒤 불에 태우는 실험을 수천 번 반복했다.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작년 초 부산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에 화재시험을 의뢰했다. 성공이었다. 작년 3월 기준치를 충족했다는 시험 성적서를 받아들었다. 그해 6월 KR 인증을 받고 7월엔 ABS 인증까지 획득했다.

난관은 또 있었다. 가장 힘든 EU-MED 발급 기관인 노르웨이·독일 통합 선급협회(DnV GL) 심사를 통과하는 일이었다. 이 협회 관계자는 처음엔 깐깐하게 굴었다. 한국 목재 업체가 인증을 신청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림목재가 중소기업인 탓도 있었다. ‘샘플 몇 개 만드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대량 양산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인천 영림목재 공장 실사와 직원 인터뷰를 통해 ‘오케이’ 사인을 내줬다. 기준을 충족한 것뿐만 아니라 선박용 목재 국산화에 대한 이 회장의 열정과 투자 의지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해양플랜트·크루즈선 공략”

영림목재는 국내 조선사에 목재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수천억원짜리 상선 한 척에 들어가는 목재는 평균 2억원어치 안팎”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총 350척의 배를 건조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700억원가량의 목재를 수입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모든 수입품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2020년까지 700억원 국내시장 중 300억원 이상 공급하는 게 목표”라며 “국내외 해양 관련 전시회에 많이 나가 적극적으로 인증 사실을 알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 타깃은 해양플랜트와 크루즈선용 목재시장 진입이다. 해양플랜트는 상선보다 목재가 훨씬 많이 들어간다. 작업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는 ‘선상호텔’의 마감재 대부분이 목재다. 플랜트 한 곳당 10억원어치 이상의 목재를 필요로 한다.

크루즈선은 이보다 수요가 더 많다. 갑판은 물론 복도와 벽면, 카지노장, 수영장 주변, 스크린 골프장 등을 목재로 많이 꾸민다. 척당 30억원어치 이상 목재가 들어간다. 이 회장은 “크루즈선을 주로 건조하는 유럽 조선소를 직접 공략할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제품들과 경쟁하더라도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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