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통해 개인과 개인의 대출거래를 연결하는 ‘P2P’금융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다(한경 7월12일자 A14면). 초저금리 시대라지만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은 자금 수요자와 낮은 이자에 만족을 못 하는 투자자의 자연스런 만남이요, 핀테크 덕분에 가능해진 새로운 비즈니스다. 연 10% 안팎의 중금리인 이 시장의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350억원에서 지난 1분기 말엔 723억원으로 급증했다. 22개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P2P금융협회도 생겼다. 다수의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P2P 시장은 1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한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이 금융에서도 수요와 공급이 정상적으로 만날 때 시장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IT의 기술과 환경 변화가 만들어내는 시장이다. P2P가 그런 사례다. 지난해 말 970만원이던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석 달 만에 2210만원으로 급증했다거나, 미등록업체가 난립 중이라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불완전 판매나 부실·불법 대출 우려도 나올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자금을 대는 쪽은 예금이 아니라 ‘투자’이며 그에 따른 ‘수익’을 좇는다는 점부터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이 P2P 업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것이 이런 측면에서 이해는 간다. 막 형성되는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라면 명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확정수익 보장이나 허위광고 감시, 사고 시 책임규명, 정확한 거래조건 정보 공개와 업체별 연체율·수익률 공시 등 기존의 금융시장 잣대로 보면 당국이 나설 분야는 끝도 없다.

하지만 P2P시장은 일종의 모험자본, 혹은 유휴자본이 몰리는 틈새시장이다. 정부는 핀테크 육성을 금융개혁 과제로 설정했을 정도다. 중국의 P2P업체 이런다이가 지난해 말 뉴욕증시에 상장해 1억달러를 조달했고, 최대업체 루진쉬안이 등록고객 2000만명으로 성장한 것은 관련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등록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하고 자본금 요건도 없다. 감독당국은 손쉬운 규제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핀테크산업의 미래가 달린 시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