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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처럼 반도체 장비·재료분야 경쟁력 갖춰야"

입력 2016-07-12 21:26:04 | 수정 2016-07-13 00:31:23 | 지면정보 2016-07-13 A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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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한 반도체 정책 산증인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34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
한국 반도체 투자의 '숨은 조력자'
'반도체 산업정책사' 집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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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 내 산업연구원. 한국 반도체산업 정책의 ‘대부’라 불리는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60·사진)의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주 연구위원은 1982년 경북대를 졸업하고 산업연구원에 입사해 34년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한우물’만 팠다. 국책연구소 연구원에게 흔한 ‘박사학위’도 없었지만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타 공인 국내 최고 반도체산업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12일 산업연구원에서 만난 주 연구위원은 “운이 좋았다”며 “매번 바뀌는 반도체 담당 공무원이 내가 계속 필요하다고 해 지금까지 반도체산업 전문가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 연구위원이 산업연구원에 입사한 1982년은 국내에 반도체산업 연구자가 단 한 명도 없던 때였다. 그는 “당시만 해도 반도체산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며 “반도체산업 정보 부족에 허덕이는 정부와 업계를 위해 외국 신문과 잡지 등을 이 잡듯 뒤져 보고서를 써내고는 했다”고 회상했다.

주 연구위원은 1980년대 후반 반도체 공동 연구개발(R&D), 1990년대 후반 반도체 구조조정과 ‘빅딜’ 등 한국 반도체산업의 운명을 가른 굵직한 정책 모두에 관여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한국 반도체업계가 해외에서 기술 침해 제소를 많이 당하자 정부는 민간에만 맡겨서는 대처가 어렵다고 보고 삼성 현대 금성 등 3사 공동 R&D사업을 추진했다”며 “일본 업계가 공동 개발에 나선 선행사례를 연구하는 등 정책 입안에 관여했다”고 했다.

당시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반도체 공동 R&D에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주 연구위원은 “조선업이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라 성공이 불확실한 반도체보다는 조선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며 “컴퓨터가 대중화하면 반도체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해 상공부 공무원과 함께 국회의원실과 예산처 등을 찾아가 일일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주 연구위원은 한국 반도체업계가 대규모 투자로 일본을 제치는 계기가 된 1986년 미·일 반도체협정 대응 과정에서도 ‘숨은 조력자’였다. 그는 “일본의 반도체시장 잠식이 심해지자 미국이 일본에 생산원가 공개와 투자승인제 등을 요구했다”며 “입수한 협정문을 며칠간 밤새우며 조금씩 번역해 정부와 업계에 보내준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1999년 정부 주도로 이뤄진 현대와 LG 간 ‘반도체 빅딜’ 과정에도 주 위원은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를 드나들며 반도체산업 재편의 논리와 배경 등을 설명했다”며 “흡수합병 대상이 된 LG 쪽 반발이 극심해 곤란한 상황도 많이 겪었다”고 했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성장사를 오랫동안 지켜본 주 연구위원은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으로 계속 ‘서진(西進)’해왔다”며 “지금은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장비와 재료의 강점을 바탕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유한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없어 걱정이 크다”고도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주 연구위원은 “당분간 산업연구원에서 계약직으로 계속 일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정책사’ 등을 집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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