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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남중국해, 여전히 중국 영토"…미국 "판결에 승복하라"

입력 2016-07-12 18:30:58 | 수정 2016-07-13 03:01:58 | 지면정보 2016-07-13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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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 Deep 필리핀 손들어 준 중재재판소

'남해9단선'·인공섬 모두 불인정…베트남 등 중국 상대 줄소송 준비
"타협 없다"는 중국, 전투태세 명령…한국 정부 등 각국에 지지 호소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해상관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분쟁에서 만장일치로 필리핀 손을 들어줬다. 필리핀의 승소에 힘입어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PCA에 제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해양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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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제법적 정당성 상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PCA는 12일 오전 11시께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2013년 1월 제기한 남중국해 해상관할권 분쟁 관련 안건을 판결한 내용을 양측에 송고했다. PCA는 결정문에서 “남해 9단선 이내 (해상지역에 있는) 자원에 대해 역사적 권리를 갖고 있다는 중국 측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PCA는 이어 “중국이 남해 9단선 이내 해상지역에서 역사적으로 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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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국민당 정부 시절인 1947년 설정한 ‘남해 9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 해상 90%에 달하는 지역의 관할권을 주장해 왔다. PCA의 이번 판결로 중국의 남중국해 해상관할권 주장은 국제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PCA는 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에 대해서도 “배타적경제수역(EEZ) 등을 가질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사람이 살 수 있고, 경제 활동이 가능한 섬은 영해(12해리)와 EEZ(200해리)를 모두 가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단순 암석은 영해만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인공섬을 근거로 남중국해 지역에서 EEZ를 설정한 중국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외교부 성명을 통해 “PCA 판결은 악의(惡意)에 의한 것이며,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토주권과 해상권익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남중국해 도서는 중국의 영토”라며 “PCA 판결 영향을 안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최종적이고 구속력이 있다”고 압박했다.

○베트남 등 소송 줄 이을 듯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해양법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는 “국제사법기관이 국내 법원과 다른 점은 판결 집행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임을 자처해 왔다. 중국이 PCA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도 유엔해양법협약에 가입한 당사국이기 때문에 PCA 판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법 준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비슷한 소송을 PCA에 잇따라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은 PCA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이번 판결 결과를 기다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강(强) 대 강 대치

남중국해 분쟁은 당초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 국가 사이의 지역 분쟁이었다. 2011년 7월 제1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문제에 본격 개입할 것을 선언하면서 양국 간 해상 패권 경쟁으로 비화했다. 미국은 남중국해 해역이 중국 주권이 미치는 영해가 아니라 공해라는 점을 내세워 ‘항행의 자유’를 주장해 왔다. PCA 판결로 미국의 주장은 국제법정에서 정당성을 인정받게 됐다.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자국 군함을 남중국해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국제적인 명분 싸움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은 남중국해 실효 지배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군부에서는 미국의 ‘남중국해 도발’에 맞서 군사적 대응 카드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양위진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간담회에서 “(남중국해에) 미군이 와도 중국은 두렵지 않다”며 “친구가 온다면 술을 준비할 것이고, 승냥이가 온다면 사냥총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베이징의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PCA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 시 주석이 중국군에 전투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PCA 판결 결과와는 별개로 경제적 영향력을 앞세워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관 등 각종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도 자국을 지지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 남중국해 분쟁 관련 용어설명

남중국해

중국 남부와 필리핀, 인도차이나반도, 보르네오섬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스프래틀리군도 등 네 개 군도와 250여개 섬, 산호초, 암초가 있다. 1960년대 후반 이 지역에 매장된 석유가 300억t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16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동~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에너지 수송로이기도 하다.

상설중재재판소(PCA)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분쟁 중재기구다. 1899년 설립된 뒤 한국을 비롯한 1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판결을 강제할 수단은 없지만 판결을 무시하거나 이행하지 않는 국가는 국제적으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남해 9단선

중국이 자국 지도에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아홉 개의 직선이다. 이 선 안에는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가량이 포함된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군도,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등이 대부분 들어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1994년 11월 발효됐다.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 등을 규정하고 있어 ‘바다의 유엔헌장’으로 불린다. EEZ는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까지의 바다 영역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박진우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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