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형 비트루브 대표(가운데)가 인공지능(AI)으로 오답유형을 분석해 학습방법을 추천하는 ‘닥터마타’ 앱 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오태형 비트루브 대표(가운데)가 인공지능(AI)으로 오답유형을 분석해 학습방법을 추천하는 ‘닥터마타’ 앱 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비트루브는 수학이 ‘가장 쉬운 과목’이라고 주장하는 교육 분야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넘쳐나는 요즘 같은 때에 도발적인 화두를 던진 곳이다. 이들이 수학에 대해 자신만만한 것은 창업자 네 명이 전부 수학에 ‘도가 튼’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학생 개개인의 문제풀이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 수준별 최적화된 학습경로를 제시해 수학의 맥을 잡는다는 게 자신감의 배경이다.

비트루브 창업자인 오태형 대표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금융수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학원강사 생활을 하다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수학문제를 틀리는 학생들의 오답에 어떤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수학 문제를 풀 때 몇 단계의 논리 과정을 거치는데 오답을 보면 어떤 논리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취약한 논리과정을 보완하면 비슷한 유형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학습하게 하는 다른 교육업체의 맞춤형 학습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수열 문제를 틀린다고 수열 공부를 계속 시키는 게 기존 맞춤형 학습이라면 비트루브는 수열 문제를 틀리는 학생의 근본적인 문제가 방정식 등 다른 계산의 오류에 기반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오 대표는 “업계 최초로 학습경로를 제시해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를 비롯해 김세훈, 정두섭, 안명훈 이사 등 창업자 4인방은 전부 한성과학고 동기동창이다. 서울대 이공계를 졸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 이사는 서울대 수학과 박사, 김 이사는 재료공학과 박사다. 2013년 9월 법인을 설립하고 2014년 마타수학이라는 수학문제 풀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작년 5월부터 메가스터디에 수학문제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에서 8억원을 투자받았고 다음달 중에는 닥터마타라는 수학 공부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틀리는 문제를 찍어서 앱에 올리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취약점을 분석해 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학습경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먼저 분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방정식을 풀 것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선 수학 문제를 논리과정으로 쪼개고 분류한 뒤 방대한 데이터로 만들어 분석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즉 일종의 AI 기술이 필요하다. 비트루브는 자신들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학문제 풀이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자부한다. 오 대표는 “무작정 유형별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특성에 맞춘 공부방법을 제시해 수포자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