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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종인표 상법' 오해와 인식부족의 산물

입력 2016-07-11 17:50:43 | 수정 2016-07-12 00:03:39 | 지면정보 2016-07-12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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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대표소송·감사위원 분리선임…
대주주 감독권 박탈하자는 법안
상법 같은 기본법 개정 신중해야"

최준선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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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4일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부에서는 음정과 박자가 다 틀린 흘러간 유행가를 리메이크한 것 같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정안은 회사나 주주가 임원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한 경우 회사는 지체 없이 이를 모든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가 아니라 임원이 소송을 당한 것인데, 이를 동네방네 알려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특히 대중으로부터 아무런 자본기여를 받지 않은 전국 80만개 비상장회사의 경우 임원들이 소송을 당했다고 해서 회사가 비용을 들여 통지 또는 공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이 조사받거나 기소되면 국회의장은 전 의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고 국민을 상대로 공고하라는 것과 같다. 공고방법도 문제다. 회사가 비용을 들여 소속 임원의 비리를 신문에 광고라도 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는 해당 임원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 침해다.

회사 이외에 다른 주주들도 대표소송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도 대표소송의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대표소송은 이사 등 임원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이다. 누가 제기하든 원고가 승소해서 피고인 임원이 손해를 배상하면 그 배상금은 회사로 귀속된다. 어떤 한가한 주주가 자기에게 아무 이득도 없는 소송에 참가해 시간을 버릴지 의문이다. 수많은 당사자로 인해 법원의 소송운용에 혼잡과 부담만 커진다.

이중대표소송은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에게 자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소송의 종류다. 모회사와 자회사는 엄연히 다른 회사인데, 어떤 회사의 주주가 왜 다른 (자)회사의 경영자에 대해 소송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럴 필요가 있으면 그 자회사의 주주가 먼저 나설 것이고, 그것은 이미 자회사 주주의 자회사 임원에 대한 대표소송으로 보장돼 있다. 마치 자식은 가만히 있는데 며느리를 상대로 부모가 직접 이혼소송하는 것이나 같은 것이다. 일부 미국 판례와 일본 회사법이 이중대표소송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최상위에 있는 최종완전모회사의 주주에게만, 또 자회사에 모회사 외에 다른 주주가 없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또 자회사 자산규모가 모회사 총자산의 5분의 1 이상인 중요한 자회사인 경우에만 인정되며, 외국 자회사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상법개정안대로 자회사 주식 50%를 초과소유한 모회사 주주에게 이중대표소송을 인정하면 한국 기업집단은 완전히 혼돈에 빠지게 된다.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일반 이사와 분리선임해야 한다는 것도 해괴하다. 감사위원도 이사임을 모른다는 것인가. 감사위원회 위원만을 별도로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3%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을 노리는 것이지만, 이것은 이사선임에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이 된다.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이사선임권과 경영감독권까지 제한 또는 박탈하자는 것이다. 이런 것을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는 계층은 소액주주들이 아니라 사외이사 자리를 꿰차는 정치인, 법률가, 교수, 퇴직공무원, 금융자본가(펀드)들인 것을 모른다는 것인가. 집중투표제도나 근로자 이사 참여를 강제하려는 것은 기업을 무슨 사회 공공기관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민법이나 상법 같은 기본법은 법무부에 해당 부서가 있고 수많은 학자들이 매일 연구하는 분야로,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상법을 조금만 개정하려 해도 10여명의 저명 학자들이 6개월 이상 연구해 겨우 초안을 만든다. 아무리 국회의 입법권력이 하늘을 찌른다 해도 적어도 기본법 분야의 성마른 법안제출만은 자제해야 한다.

최준선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jsskku@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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