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 올림픽’인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성공 기원 행사가 지난달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중국 무술인 우슈 시연 장면. 한경DB
‘무예 올림픽’인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성공 기원 행사가 지난달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중국 무술인 우슈 시연 장면. 한경DB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의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세계무예마스터십) 개막을 50여일 앞두고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막바지 현장점검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1만6642㎡에 450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석우문화체육관을 꼼꼼히 확인했다. 조직위 한 직원은 “최근 장맛비로 누수된 곳은 없는지, 주차장 배수는 잘 되는지를 살펴봤다”며 “이 체육관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 개·폐막식이 열려 다른 경기장보다 더 세심하게 시설물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세계 첫 '무예 올림픽' 청주를 달군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세계 무예의 조화’를 주제로 오는 9월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석우문화체육관, 청주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세계 무림계의 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대회로 치러진다. 60여개국 1700여명의 선수(임원은 400명)가 17개 종목에서 무예 기량을 겨룬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이시종 충북지사는 “세계 최초의 국가대항 무예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라며 “앞으로 이 대회를 무예인의 올림픽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전통무예를 한자리에

선수들은 검도, 무예타이, 벨트레슬링, 삼보, 용무도, 우슈, 유도, 주짓수(일본 전통 무예에 기반한 격투기), 태권도, 택견, 통일무도, 합기도 등 15개 정식종목과 브라질의 카포에이라(연무), 높이차기·격파 등 2개 특별 이벤트를 포함해 총 17개 종목에서 겨룬다.

대회 기간에는 세계 무예학자들이 국제회의와 학술대회를 열고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주관할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설립할 계획이다. WMC는 앞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와 운영 등 전반을 관장한다.

충청북도가 세계무예마스터십에 관심을 보인 때는 20년 전인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네스코는 각국의 전통무예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충청북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이듬해인 1998년 충주무술축제를 열었다. 무예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세계 40여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무술연맹 본부를 충주에 세우고 유네스코로부터 정식 비정부기구(NGO) 단체로 인정받았다. 이 단체는 2008년 전통무예진흥법 제정, 2011년 택견 세계무형유산 등재 등 성과도 냈다.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전통무예 보존 및 전파, 무예지도자 양성 등을 위한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무예센터(ICM)가 9월 충주에 문을 연다”며 “충청북도가 세계무예시장을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통해 무예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무예의 풍부한 콘텐츠를 활용해 무예용품, 건강·웰빙상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고부가가치 콘텐츠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시종 지사는 “이번 대회에 5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소비지출 349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예상한다”며 “올림픽의 발원지가 아테네라면 무예올림픽의 발원지는 청주가 되도록 차질 없이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