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학교(차의대)가 시신경 손상, 뇌졸중 등을 치료하는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 생산 연구를 승인받았다. 국내에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가 승인받은 것은 2009년 차병원 연구 승인 이후 7년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차의대가 제출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 핵을 이식해 얻은 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연구다. 2005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 이후 국내서는 복지부 승인을 받아야 연구를 할 수 있다.

이동율 차의대 교수팀은 2020년까지 5년 동안 비동결 미성숙 난자 100개와 동결 난자 500개를 시신경 손상, 뇌졸중, 골연골 형성 이상 등 난치병 환자 치료에 활용한다는 연구계획을 냈다.

지난 5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이 교수팀의 연구 계획을 조건부 의결했다. 난자 획득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는지, 연구를 감시하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인간복제 방지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복지부는 관련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 ‘차의대 체세포복제배아연구관리위원회’를 꾸려 난자이용 연구 동의서 등이 제대로 작성됐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원은 2009년 같은 연구 승인을 받았지만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2014년 미국에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뒤 2015년 1~2% 정도이던 줄기세포 성공률을 7%대로 끌어올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스템셀에 게재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