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박은태(왼쪽)와 김준수가 1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나란히 서 있다. 서예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n0214@tenasia.co.kr
뮤지컬 배우 박은태(왼쪽)와 김준수가 1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나란히 서 있다. 서예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n0214@tenasia.co.kr
뮤지컬계 스타 김준수와 박은태가 3년 만에 한 무대에 선다. 오는 9월3일부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하는 창작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에서다. 두 배우를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만났다.

“2013년 뮤지컬 ‘엘리자벳’을 할 때 처음 한 작품에서 만났어요. 은태형은 어떨지 모르지만 ‘시너지’가 엄청나다고 생각했죠. 언젠가 함께 출연하자고 매번 기약 없는 약속만 했는데, 이렇게 한 무대에 서게 되네요.”(김준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전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워낙 원작이 훌륭한 작품이니까요. 특히 준수씨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박은태)

‘도리안 그레이’는 영국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변하지 않는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 때문에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바꾸는 이야기를 그린다. 19세기 말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원작이다.

김준수는 빼어난 용모의 귀족 청년으로 선과 악이 공존하는 그레이 역, 박은태는 그레이를 통해 자신의 열정과 본능을 대리 경험하는 헨리 워튼 역을 맡는다.

지난해 ‘데스노트’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씨제스컬쳐의 첫 창작뮤지컬이다. 이지나(각색, 가사, 연출), 조용신(대본), 김문정(작곡)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작품을 연출하는 이지나 씨는 김준수의 출연 소식을 듣고 바로 박은태에게 전화를 걸어 캐스팅했다.

김준수가 연기하는 그레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이다. 이 연출은 “극 중 그레이는 단지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에 충실해 열정적인 삶을 살기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은태는 “헨리는 그런 그레이를 조종하면서 타락시키는 존재”라며 “창작이다 보니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미있게 작품을 만들어볼까 한다”고 말했다.

모든 배우가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데스노트 공연 당시 57회 공연을 혼자 소화한 김준수에게 부담은 없는지 물었다. “데스노트 공연 때 두세 달을 계속 몸 관리하면서 무대에 올라야 했어요. 다치지도,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래도 끝내고 나니까 처음 경험하는 짜릿함 같은 것이 있었죠.” 그가 고민 끝에 원캐스트 출연을 승낙한 이유다.

박은태는 2014년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초연 당시 괴물 역을 맡아 흥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번 작품의 흥행 예감은 어떨까. “제가 올해 10년째 뮤지컬을 하고 있어요. 음악을 듣는 순간 정말 ‘우와’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어려워서 제작하지 못한 원작이 세계 최고 수준의 뮤지컬로 재탄생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