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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판돈 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일당 38명 검거

입력 2016-07-11 17:31:07 | 수정 2016-07-12 05:51:49 | 지면정보 2016-07-12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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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수익 2900억…외식업 등 문어발 투자

렌터카 업체 등 인수·합병
필리핀에 합법 사이트 개설
영국 프리미어리그 50억 후원도

범죄수익의 5% 152억 환수
고급주택·명품으로 호화생활
폭력조직 연루…수사 확대
경찰이 11일 현금과 명품가방, 시계, 금송아지 등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경찰이 11일 현금과 명품가방, 시계, 금송아지 등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유명 도박사이트를 국내에 들여와 29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도박 중계사이트를 통해 국내 회원 1만3000여명을 모집해 큰돈을 벌자 도박사이트가 합법인 필리핀에서 사업을 키우고 국내외 기업을 잇달아 인수합병(M&A)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업형 도박 조직을 적발했지만 부당 이득의 5%가량밖에 환수하지 못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내에서는 불법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등)로 일당 38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박모씨(35) 등 11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 도박사이트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를 운영하던 박씨는 2012년 고향 친구인 조직폭력배 김모씨(35)와 함께 국내에서 불법 도박 중계사이트를 열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피나클 스보넷 텐벳 등 해외 유명 스포츠 베팅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와 접촉, 총판계약을 맺고 국내에 K중계사이트를 열었다. 경찰 수사 결과 2012년 9월부터 운영된 이 사이트의 회원 수만 최소 1만3000여명, 판돈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한국에는 자금관리팀과 대포통장 모집책을 두는 등 역할을 나눠 움직였다. 국내에 600여개 대포통장을 마련해 내국인 이용자에게 판돈을 입금하도록 했다. 번 돈을 해외 도박사이트와 분배해 최소 2900억원의 수익을 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 등은 수익금으로 2013년 7월부터 카지노와 부동산·외식·패션·레저 등 15개 업종에 720억원을 투자하며 사업가 행세를 했다. 필리핀에 40억원 규모의 호텔 카지노를 운영했다. 람보르기니 등 고급차를 빌려주는 미국 렌터카업체에 6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디저트업체 M사를 80억원에 인수했다.

2014년 8월에는 필리핀 정부(카다얀 경제구역청)의 허가를 받아 현지에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B도박사이트도 개설했다. 지금도 운영 중인 B사이트는 서버를 미국에 두고 프로그램 개발은 영국과 불가리아 등지에서 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해 말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스완지시티 축구팀에 3년간 50억원을 후원하는 스폰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디저트업체 M사 지분과 국내 부동산 등 152억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총책인 박씨 자택에서는 2억원짜리 벤츠와 1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 발견됐다. 하지만 이는 전체 부당 이득의 5.2% 수준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부당 이득 중 상당 금액이 필리핀 도박사이트 등으로 흘러들어가 환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에 체류 중인 조직폭력배 등 공범 12명도 검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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