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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돌파] 씨에스윈드 영국 공장, 한 달 만에 흑자전환…유럽 풍력시장 '접수'

입력 2016-07-10 18:10:08 | 수정 2016-07-11 02:14:33 | 지면정보 2016-07-11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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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타워 세계 1위' 씨에스윈드

자본잠식 상태 영국 WTS, 단돈 1파운드에 지난 3월 인수
비효율적인 공정 대수술…생산성 높여 대형 수주 성공
현지공장 없어 포기했던 지멘스 공급계약 다시 따내
베트남·중국·캐나다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 잰걸음
씨에스윈드가 지난 7일 영국 스코틀랜드 캠벨타운에서 연 영국법인 출범식에 대형 풍력타워 섹션들이 전시돼 있다. 장규호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씨에스윈드가 지난 7일 영국 스코틀랜드 캠벨타운에서 연 영국법인 출범식에 대형 풍력타워 섹션들이 전시돼 있다. 장규호 기자


풍력타워업체 씨에스윈드는 2년 전 지멘스와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큰 기대에 부풀었다. 세계 해상풍력시장의 70%를 점하고 있는 풍력발전기업체 지멘스에 2017년부터 5년간 해상풍력타워 450기를 공급하는 ‘잭팟’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지멘스의 투자처가 영국이어서 씨에스윈드도 영국에 직접 공장을 짓고 풍력타워 생산에 들어간다는 복안을 짰다. 투자액만 650억원을 웃도는 프로젝트였다. 마침 영국에선 풍력발전에 자국내 기업이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지역 내 생산품 사용조건(LCR·local contents requirement)’ 입법이 추진되고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졌다. 유럽연합(EU)이 LCR 내용을 담은 법안의 영국 국회 통과에 반대하고 나섰다. 수세에 몰린 영국 정부는 LCR 관련 법안 처리를 포기해야 했다. 아무리 지멘스와 장기 계약을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영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도박에 가까워 보였다. 결국 씨에스윈드는 직접투자를 보류했다. 선진 풍력발전시장인 유럽 진출을 계속 추진하더라도 기존 풍력타워기업 인수로 방향을 돌려야 했다. 초조한 시간이 1년 넘게 흘렀다.

더욱이 회사 내부적으로도 시련이 들이닥쳤다. 성장동력 역할을 한 캐나다 풍력발전단지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중국, 베트남 생산법인의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 당국의 반덤핑관세로 차질을 빚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 영업이익은 50% 감소했다.

이때 윈드타워스코틀랜드(WTS)가 나타났다. 영국 공기업인 스코틀랜드남부에너지(SSE)와 하이랜즈&아일랜즈엔터프라이즈(HIE)가 1, 2대 주주던 WTS는 수년간의 경영난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SSE와 HIE는 투자 회수를 포기하더라도 견실한 기업에 WTS를 매각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근로자 180명의 고용 유지 △영국의 유일한 풍력타워 제조기업 유지 △영국 풍력단지에 자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워 공급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마침 영국 시장 진출 문제를 놓고 고심하던 씨에스윈드가 영국 정부 시야에 들어왔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주정부는 지난 3월 말 단돈 1파운드에 WTS를 씨에스윈드에 넘겨줬다. 지난 7일 씨에스윈드UK로 사명을 바꾼 현지 공장 출범식은 대성황을 이뤘다. 풍력산업 박람회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풍력발전업계 ‘거물’들, 스코틀랜드 에너지장관 등 외빈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도 행사 참석을 위해 귀국(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영국 공장의 환골탈태

씨에스윈드UK의 영국 공장 전경.기사 이미지 보기

씨에스윈드UK의 영국 공장 전경.

씨에스윈드는 WTS의 느슨하고 비효율적인 공정관리에 ‘메스’를 들이댔다. 1주일에 5개 섹션(3~5개 섹션을 조립해 풍력타워 제작)을 생산하던 영국 공장을 8개씩 생산하도록 하면서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꼼꼼하고 엄격한 용접 품질관리와 직원들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가 이뤄진 결과였다. 씨에스윈드는 WTS 인수 한 달 만인 지난 4월 월 단위로 첫 흑자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 4월 말에는 약 59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처음으로 따내기도 했다. 수년간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영국 공장이 주인이 바뀌자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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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스윈드는 WTS 인수로 2년 전 ‘스톱’된 지멘스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LCR이란 보호막은 없지만 자산 100억원 회사를 단돈 1파운드에 인수하면서 만든 원가경쟁력이 토대가 됐다. 씨에스윈드와 지멘스는 지난 7일 UK법인 기공식에서 새로운 MOU를 맺고 해상풍력 중심으로 장기 공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의 반덤핑 규제, 캐나다 프로젝트 물량 급감 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고 다시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어갈 ‘꿈’이 영글기 시작했다.

○“제2 창업 각오로 나서겠다”

씨에스윈드는 그동안 에너지업계에 무수한 화제를 몰고왔다. 김성권 회장이 맨주먹으로 창업했다는 점, 풍력타워 공장을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건설한 발상, 베스타스 지멘스 등 세계 정상급 고객사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한 지난한 과정들…. 지멘스가 201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주간사인 삼성물산에 씨에스윈드를 참여시켜야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는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이런 씨에스윈드의 발전사는 독특한 ‘글로컬라이제이션(글로벌화+현지화)’ 전략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전체를 공략하되, 풍력타워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에 공장을 짓거나 기업을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해상·육상물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캐나다처럼 LCR 규제가 있는 곳에서는 로컬 업체로서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씨에스윈드가 국내로 사업을 한정했거나 초기 베트남 투자 성공에 도취해 안주했다면 이 같은 시장 다변화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1300여명의 전 세계 씨에스윈드 직원 중 한국인 직원은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씨에스윈드는 오대양 육대주를 오가며 지구촌 곳곳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기회를 노릴 것입니다. 제2 창업의 각오로 다시 신발끈을 매겠습니다.”(김 회장)

■ 풍력타워시장 세계 1위

씨에스윈드는 2003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 캐나다, 영국 등에 현지 생산법인을 두고 글로벌 풍력타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중산정공 시절을 합하면 설립 27년째다. 지멘스, 베스타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세계 유수의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전 세계에 풍력타워를 수출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풍력타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7%)로 모든 매출이 해외에서 나온다.

캠벨타운=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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