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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브렉시트, 독일 영향력 확대에 대한 옐로카드

입력 2016-07-08 17:48:46 | 수정 2016-07-09 00:12:10 | 지면정보 2016-07-09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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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합 방향에 대한 영국의 불만
독일 주도 정치통합에 대한 충돌
자유무역 채널 유지로 결말 날 듯"

황신준 < 상지대 교수·경제학·한국질서경제학회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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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0여년간 확장일로였던 유럽 경제·정치 통합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란 급브레이크가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의 난민사태에 편승한 극우민족주의 또는 장기 침체기에 등장하기 마련인 보호주의 때문인가. 사회(민주)주의 진영의 주장처럼 이른바 세계화의 내재적 모순의 필연인가. 이런 진단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런 현상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영국에서만 특별히 더 두드러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의 원인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럽통합의 거품붕괴, 유럽연합(EU) 내 독일의 영향력 확대 등을 살펴봐야 한다. 거품이란 내부의 실상을 못 보게 하는 포장인데, EU와 유로화를 출범시킨 1992년 마스트리흐트 조약이 거품을 가져왔다.

그 안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세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애초 EU의 성격과 최종목표에 대해서는 합의 불가능한 양 극단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부 알베르토 알레시나 교수는 이 양자를 ‘정부 간 협력주의’와 ‘연방주의’라고 불렀다. EU를 독립국가들의 경제통합과 협력시스템으로 국한하려는 입장과 정치적 연방으로서 일종의 유럽합중국으로까지 만들려는 입장을 말한다. 영국과 프랑스가 전자에 속한다면 독일, 이탈리아, EU 관료기구 등은 후자에 속한다.

둘째, 경제통합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서도 심각한 갈등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영국과 아일랜드 등이 지향하는 시장불간섭주의,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국가 개입주의 사이의 대립이다. EU 규제는 비대해져 왔으며, 영국은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의 규제, 노동시장의 대륙식 규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기업 보조금 정책 등을 비판해 왔다. 최근의 난민문제는 방아쇠 역할에 불과하다.

셋째, 예산에 관한 갈등이다. 2015년 EU 예산규모는 약 1600억유로(현재 환율로 약 210조원)였는데, 절반 가까이가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2%밖에 안 되는 농업부문 보조금으로 사용됐다. 가장 큰 수혜국은 프랑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이다.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이 117%나 되는 영국은 이런 불균형에 대해 불만이 매우 크다. 독일은 이 갈등 구조 속에서 프랑스, 이탈리아와 타협적 동맹 관계를 유지하며 유리한 입장을 다져왔다. 재정개혁의 성공과 제조업 국제경쟁력 제고를 통해 EU 제1 경제대국의 입지를 강화한 독일이 그들의 산업정책과 규제정책을 용인해 주는 대신 연방주의적 통합에 대한 지지를 받는 식이었다. 이런 세력관계를 바탕으로 독일은 그리스 재정위기 처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난민문제에서도 국가별 할당제를 관철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는 EU의 정치적 통합에 대한 우려를 더 이상 영국이 감내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부나 프랑스, 이탈리아와 달리 독일 총리가 탈퇴 협상절차에 관해 영국에 최대한의 배려를 공언하고, 나아가 ‘유연한 EU’로의 개혁을 주창했다는 것은 브렉시트의 표적이 독일이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독일의 정치통합 시도는 일단 중단될 것이고, 경제통합체로서의 EU 지키기에 치중함으로써 연방주의 반대 성향의 프랑스를 안심시키려 노력할 것이다.

제조업 중심 수출대국인 독일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영국이 독일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절실하게 영국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탈퇴 협상과정에서 영국과 EU 사이에 새로운 갈등관계가 추가로 생겨날 일은 없을 것이며, EU와 영국의 자유무역 채널 유지 정도로 결말이 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브렉시트를 계기로 EU의 정체성과 개혁에 관해 격렬한 내부 논쟁이 벌어질 것은 틀림없다.

황신준 < 상지대 교수·경제학·한국질서경제학회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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