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작년 5월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류현진에게 이날 경기는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 약 21개월, 640일 만의 메이저리그 등판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시속 148㎞)까지 나왔고, 볼 배합 역시 부상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5회부터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고전했지만, 류현진은 복귀전임을 고려하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투구를 했다.

날카로운 제구력은 여전했고, 마운드에서 담담한 표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부터 어깨가 좋지 않았던 류현진은 불펜 피칭을 거르고,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2014년까지 선발로 28승을 거뒀다.

하지만 류현진의 어깨는 일시적인 치료로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고, 2015년 5월 22일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고 기약 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팔꿈치 수술은 큰 문제가 없다면 무사히 돌아오는 선수가 많지만, 어깨는 과거 모습을 되찾은 선수 사례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수많은 근육과 인대가 뒤엉킨 어깨는 가벼운 수술로도 예후가 좋지 않은 부위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복귀까지 1년을 잡았고, 예상보다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기에 메이저리그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쉬운 길은 결코 아니었다. 류현진은 수술을 받은 지 5개월이 지난해 10월 초 캐치볼로 본격적인 재활 훈련에 돌입했고, 올해 1월에는 불펜 피칭까지 시작해 순조로운 재활을 알렸다.

재활 과정에서 위기도 있었다. 류현진은 2월 말 불펜 피칭 도중 처음으로 어깨 통증을 느껴 훈련을 중단했다.

4월 중순에는 사타구니 통증으로 다시 한 번 투구를 멈췄고,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투구를 시작한 이후인 5월 말에는 어깨 통증이 재발했다.

잔 부상이 끊이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강한 정신력으로 금세 회복하고 복귀를 위한 다음 단계를 밟았다.

긍정적인 성격과 타고난 몸 덕분에 재활도 순조로웠고, 류현진은 마이너리그에서 8차례 재활등판을 마친 뒤 이날 메이저리그에 돌아왔다.

복귀전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돌아온 것만 해도 적지 않은 성과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류현진의 재활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예전 구속과 구위를 되찾는 단계가 남았다.

류현진이 재활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실전 검증'이라는 단계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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