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삼성전자의 전성기였다. 그해 초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4는 연말까지 약 4500만대가 팔리며 전무후무한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판매도 좋았다. 2012년 일본 엘피다의 파산으로 D램 업계 ‘30년 치킨게임’이 끝나면서 2013년부터 이익률이 수직상승했다. 그해 삼성전자는 1분기 8조8000억원, 2분기 9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3분기에는 역대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13년 실적은 매출 약 228조원, 영업이익 36조8000억원이었다. 당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까지 매출 4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삼성의 상승세는 가팔랐다.

하지만 2014년, 2015년 두 해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경쟁사인 애플이 스마트폰에 금속 케이스를 적용할 때 플라스틱 케이스를 고집한 갤럭시S5의 판매량은 저조했다. 갤럭시S5가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시장에 많은 물건을 풀었던 삼성전자는 재고 처리를 위해 비용을 더 써야 했다. 결국 2014년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조원 이상 하락한 25조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갤럭시S6의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영업이익은 30조원을 밑돌았다(26조4000억원).

하지만 올해 스마트폰이 부활하면서 다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4조8000억원이었다. 전자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미국의 개학(가을 학기) 등이 있는 하반기를 성수기로 본다.

올해는 브라질 올림픽이 있는 해여서 TV 등 가전제품의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경쟁사지만 애플의 아이폰7이 하반기 출시되면 여기 들어가는 삼성 부품(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 상승도 점쳐진다. 삼성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좋긴 하지만 올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변수가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