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지난 1일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롯데캐슬 7단지’ 아파트 안 놀이터. 낮 시간이었지만 뛰어노는 아이들과 벤치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는 주부들로 제법 붐볐다. 1800가구가 들어선 이 단지는 2011년 분양 후에도 수년간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었다. 2014년 말께 입주를 앞두고 지역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며 미분양 물량이 소진됐다. 전선옥 운정신도시 공인중개사협회장은 “3~4년 전만 해도 운정신도시에선 건설사들이 분양가보다 30%나 할인된 가격에 아파트를 내놓을 정도로 미분양 문제가 심각했다”며 “지금은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해소됐고 시세를 문의하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파주] '미분양의 늪' 운정신도시, GTX·3호선 연장발 호재 타고 '들썩'
파주시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공급 과잉 우려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던 운정신도시 부동산시장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 3호선의 파주 연장 등 개발 호재를 계기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야당동 와동동 목동동 일대 1647만여㎡에 걸친 운정신도시 개발은 2003년 본격화됐다. 서울과 고양시 일산신도시 사이에 있는 파주시에 8만여가구(20만여명)가 거주하는 2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택지 조성공사가 마무리된 2006년 첫 분양이 이뤄졌고 이듬해 아파트 1만631가구가 쏟아졌다.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파주] '미분양의 늪' 운정신도시, GTX·3호선 연장발 호재 타고 '들썩'
주택 공급이 일시에 몰린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운정신도시에는 ‘미분양의 늪’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3년간 운정신도시 미분양 주택은 월평균 2000여가구에 달했다. 2013~2014년 2년간 건설사들이 운정신도시에서 단 한 가구의 아파트도 분양하지 않은 이유다.

침체됐던 운정신도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말부터다. 주택시장이 상승기에 접어들고 대형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운정신도시 부동산시장에도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파주] '미분양의 늪' 운정신도시, GTX·3호선 연장발 호재 타고 '들썩'
LG디스플레이가 2018년까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주력 생산하는 P10 공장 신축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7월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때부터 운정신도시로 이사하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사 임직원이 크게 늘어났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아파트의 분양면적 3.3㎡당 매매가는 2014년 12월 894만원에서 지난달 말 943만원으로 높아졌다.

한동안 몸을 사리던 건설사들도 다시 분양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힐스테이트 운정), 대우건설(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롯데건설(롯데캐슬파크타운 2차) 등 대형 건설사 분양분을 포함해 신규 아파트 8561가구가 공급됐다.

GTX와 지하철 3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계획이 확정되면서 운정신도시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달 17일 GTX A(서울 삼성~고양 킨텍스)노선을 운정신도시까지 6.7㎞ 연장하고, 지하철 3호선도 대화역에서 운정신도시까지 7.6㎞ 늘리는 계획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했다. 운정신도시 1·2지구와 3지구 경계 부근에 GTX역이 들어선다. GTX 파주 연장노선이 개통되면 운정신도시에서 서울 강남역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이재홍 파주시장은 “조성 중인 운정3지구 입주가 마무리되면 13만명인 운정신도시 인구가 20만명까지 늘어난다”며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자족형 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홍선표/윤상연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