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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확성기는 가라"…자연음으로 관객 유혹

입력 2016-07-06 17:20:21 | 수정 2016-07-07 00:44:30 | 지면정보 2016-07-07 A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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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스피커 없는 공연·공연장 확산

숨소리까지 객석과 공유…서울돈화문국악당 9월 개관
11월 재개관하는 우면당 바닥엔 소리 공명용 통 설치
오는 9월 자연음향 국악 전용공연장으로 문을 열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개관 전 공연 시리즈 ‘프리 & 프리(Pre & Free)’를 연습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오는 9월 자연음향 국악 전용공연장으로 문을 열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개관 전 공연 시리즈 ‘프리 & 프리(Pre & Free)’를 연습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의 가장 큰 공연장인 우면당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무대 밑에 소리 공명용 통을 설치하기 위해 공연장의 마룻바닥을 들어냈다. 공연장 밑에 항아리를 묻어 놓았다는 일본 전통 노(가무극의 일종)극장 능악당과 비슷한 방식이다. 무대에서 연주하는 소리가 공연장 전체에 더 잘 크게 울려퍼지게 하기 위한 것이다. 320석 규모의 객석은 231석으로 줄이고, 무대와 더 가깝게 배치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오는 11월 자연음향 국악 공연장으로 재탄생한다. 그동안 우면당에서는 대규모 악기 편성을 하는 정악과 국악관현악을 연주할 때도 악기마다 마이크를 달아 소리를 크게 해 공연했다.

국악계에 악기와 소리의 참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연음향’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크나 스피커 등 음향기기를 쓰지 않는 전용 공연장이 연이어 문을 열고 자연음향으로 국악을 들려주는 공연도 늘고 있다.

○자연음향 공연장 잇따라 개관

지금까지는 서양 클래식과 달리 자연음향으로 연주하는 국악 공연이 드물었다. 국악기는 서양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량과 울림이 작다. 바이올린 첼로 등 서양 현악기는 소리 공명을 위한 f자 모양 구멍이 악기 앞쪽에 있는 반면 가야금이나 거문고는 악기 밑에 뚫린 구멍을 통해 소리를 내기 때문에 소리가 덜 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악기 소리를 객석에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마이크와 스피커를 쓸 수밖에 없다. 국악기 특성에 맞춘 공연장도 없다. 초기 반사음을 크게 하는 국악 전용 무대 설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립국악원은 2015년 130석 규모 소극장 풍류사랑방을 개조해 자연음향 실험에 들어갔다. 대청마루와 서까래 지붕, 창호지를 덧댄 흡음판 등을 활용해 음향을 보완하고, 음향기기 없이 공연을 올렸다. 국악계와 관객들 반응은 뜨거웠다. 풍류사랑방에서 2년 연속 ‘작은 창극’을 공연한 안숙선 명창은 “국악은 자연적인 소리를 그대로 들었을 때 가장 감동적”이라며 “미묘한 시김새(꾸밈음)와 떨림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풍류사랑방의 장단점을 분석해 우면당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풍류사랑방보다 잔향(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해 보다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오는 9월 서울 와룡동에 자연음향 전용 공연장인 서울돈화문국악당(140석)을 개관한다. 소리를 억제하는 흡음재 대신 반사재 위주로 설계했다. 소리가 자연적으로 객석에 풍성하게 모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주단체 “악기 본연의 소리 찾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내년 미국 투어를 앞두고 자연음향 공연에 맞는 악기 편성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위촉 작곡가들도 새로운 편성에 맞춰 곡을 쓰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내년 3월 있을 정기공연 ‘리컴포즈’ 장소를 1500여석 규모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대신 427석이 있는 달오름극장으로 옮긴다. 기존보다 작은 공연장에서 음향 확성 효과를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오는 9월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열리는 공연 ‘한양 그리고 서울’, 10월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축제’에서 모두 자연음향으로 공연한다. 황준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은 “섬세한 국악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생음악 연주를 한다”고 말했다.

국악인들은 “자연음향 공연이 국악 각 장르로 퍼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국악단체의 음향감독은 “매번 북 소리는 줄이고, 가야금 소리는 키우는 식으로 음향효과를 쓰다 보니 연주자들도 조화로운 합주법에 익숙지 않다”며 “조화가 중요한 정악부터 음성의 명료성이 중요한 판소리까지 장르별로 소리 균형에 대한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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