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추경호 "국민이 준 백지시험지 채우려 고심…정부 정책 비판은 아직 어색해"
“국회의원은 국민이 준 백지 시험지를 받아서 일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늘 고민하면서 열심히 채워 나가야죠.”

추경호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6일 “정부 부처에 근무할 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해야 할 일이 늘 주어져 있었지만 국회의원은 스스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 의원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33년간 공무원으로 일했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니 정해진 업무가 없고 지시를 내리는 사람도 없어 처음엔 어색했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 일도 안 해도 될 것 같았다고 한다. 추 의원은 그러나 “일을 안 하면 국민이 지켜보고 심판할 것”이라며 “국민이 준 백지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권위만 세우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와 지역구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투 잡(two job)’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공직생활 때문인지 추 의원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했다. 비판적인 시선보다는 애정을 갖고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하지 않고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며 “공무원이 국회로 가져온 법안 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베테랑 경제관료 출신답게 국회가 열리자마자 법안을 연이어 내놨다. 전업주부 국민연금 소득공제, 난임시술비 특별 세액공제 신설, 신생 벤처기업 투자(엔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기업소득환류세제 개선 등이다. 추 의원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저성장, 저고용, 저출산, 고령화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3저1고(3低1高)’ 법안이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분배 개선은 굉장히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라며 “기업 활력을 저해하지 않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치우친 정책을 펼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재정도 나빠진다”며 “경쟁 촉진과 생산성 향상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