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결정으로 영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진 가운데 영국 부동산펀드가 잇달아 환매를 중단하면서 '펀드런' 조짐이 일고 있다.

아 비바 인베스터스 부동산펀드는 5일(현지시간) 18억파운드(약 2조7천억원) 규모 펀드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펀드는 성명 을 통해 "당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거래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도 전날 자산규모 29억파운드 (약 4조4천억원)의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 스탠더드라이프 측은 "이번 결정은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탓 에 환매 요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로 부동산가격이 앞으로 3년간 최대 20% 급락할 수 있다 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빼려고 몰려든 것이다. 영국 부동산펀드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환매 요구가 거세 지자 자금 인출을 중단시킨 바 있다. 그 여파로 영국의 부동산 가격은 고점 대비 40%가 하락하는 후유증을 겪었다.

하 그레스브 랜스다운의 애널리스트 레이쓰 칼라프는 블룸버그 통신에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도미노가 쓰러지기 시작했다"며 "이 들 펀드가 직면한 문제는 환매에 응하려면 자산을 팔아야 하는데 이는 시간이 걸린다. 환매에 대비한 현금이 바닥났다는 뜻"이라고 말 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날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의 위험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외국자본이 상 업용 부동산시장에 대거 유입됐다"면서 "2009년 이래 부동산 전체 거래(금액 기준)의 약 45%가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고 설명 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 1분기 외국인자본 유입이 약 50% 감소했다"면서 "특히 최근 부동산펀드 주가 급락은 부동산 시장의 조정 위험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높은 수준의 가계 대출과 일부 가계의 실업률 상승과 대출이자 상환 능력에 대 한 취약성, 임대주택 투자자들이 경기둔화에 따라 투자를 줄일 가능성 등은 주택시장 움직임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