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깐깐해지는 대기업 대출
올 3분기부터 대기업은 은행 등에서 대출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대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회사 대출행 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전망한 3분기 기업·가계 등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33으로 2분기(28)보다 5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2분기(3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8로 2분기(28)보다 10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고치다.

최낙균 한은 금융시스템분석부 팀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정체되고 있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 여파까지 겹쳐 신용위험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금융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34에서 3분기 38로, 가계 역시 22에서 2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위험도 상승에 따라 대출이 깐깐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3분기 대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25로 나타났다. 2분기(-19)보다 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30일부터 6월10일까지 국내 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4개 등 172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리먼사태가 발생한 2008년 4분기(-38) 이후 7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