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밴드 스웨이드
영국 록밴드 스웨이드
록페스티벌의 계절, 여름을 맞아 열정과 젊음의 축제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국내 록페스티벌의 양대산맥인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페스티벌’과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예년보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찾아온다.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 미국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와 영국 록의 자존심 스웨이드를 각각 내세웠다. 정통 록음악 전설들의 내한 소식에 국내 팬은 개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외적 변수로 급격히 침체됐던 록페스티벌 산업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악재 벗어나 부활하는 록페스티벌

국내 록페스티벌 산업은 2006년 시작된 인천 펜타포트의 성공으로 급성장했다. 2010~2013년 전성기를 맞았고, 7~8월 두 달간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꺼번에 4~5개의 록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여러 악재로 크게 부진했다.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 지난해엔 메르스로 타격을 받은 데다 록페스티벌 간 출혈 경쟁도 심해졌다.

올해는 이런 외적 변수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 록페스티벌도 지산 밸리록과 인천 펜타포트만 남아서 록음악의 진수를 즐기고 싶은 팬들의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보다 관객이 20~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강의 해외 헤드라이너(공연 주요 출연진)를 섭외하면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2013년 이후 페스티벌 간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정작 록의 진수를 보여줄 만한 해외 유명 아티스트를 내세운 공연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올해는 레드핫칠리페퍼스, 스웨이드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록페스티벌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미국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
미국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
◆레드핫칠리페퍼스 앞세운 지산 밸리록

오는 22~24일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산 밸리록의 간판 록그룹은 2002년 이후 처음 한국을 찾는 레드핫칠리페퍼스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5년 만에 새 앨범 ‘더 겟어워이(The Getaway)’를 발매했다. 이번 무대는 날카로운 듯하면서도 몽환적인 그들의 신곡을 라이브로 들을 절호의 기회다.

영국의 형제 듀오 디스클로저는 지산에서 첫 내한 무대를 선보인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사운드에 가미된 짙은 록 감성을 들려줄 예정이다. ‘클로저(Closer)’ 등으로 국내 팬의 사랑을 받고 있는 트래비스도 이번 무대에 오른다.

국내 라인업도 화려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으로 나온 하현우가 보컬로 활동하는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지코, 혁오 등이 무대에 선다. 이 같은 라인업에 얼리버드 관람권(1차 라인업만 발표된 직후 싸게 살 수 있는 관람권)이 5분 만에 매진됐다. 지산 밸리록 관계자는 “공연을 2주 앞둔 현재 지난해 같은 때보다 사전 예매율이 25% 증가했다”며 “전체 관객 수도 작년 8만5000명에서 올해는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스웨이드·위저 온다…인천 펜타포트

다음달 12~14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는 1990년대 영국 록의 ‘전설’ 스웨이드가 무대에 선다. 3년 만에 한국을 찾는 스웨이드는 지난 1월 새 앨범 ‘나이트 소츠(Night Thoughts)’를 선보였다. 미국 록밴드 위저도 3년 만에 내한한다. 위저도 4월 발표한 ‘위저(Weezer)’가 인기를 끌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 뮤지션으로는 넬이 9년 만에 헤드라이너로 합류했다. 십센치, 자이언티 등도 무대에 선다.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라인업으로 여성 관객의 예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인천 펜타포트 관계자는 “20대 여성의 예매율이 지난해 40%에서 올해 54%로 증가했다”며 “세계 최고 뮤지션을 보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