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현 네오오토 회장(오른쪽)이 사원주주형 사내협력사인 하나G&T의 이인성 대표와 공정 개선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네오오토 제공
김선현 네오오토 회장(오른쪽)이 사원주주형 사내협력사인 하나G&T의 이인성 대표와 공정 개선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네오오토 제공
지난 1일 충남 예산군 네오오토 공장. 기존 공장 옆 3000여㎡ 부지에 신규 설비가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네오오토는 오는 9월부터 이 신규 설비를 본격 가동해 자동차 변속기용 초정밀 기어를 생산한다.

이 기어는 전량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한다. 기어의 정밀도가 낮으면 변속기 소음이 커지고 연비가 떨어진다. 네오오토는 오차 범위 2~3㎛(1㎛는 100만분의 1m)인 초정밀 기어류를 1년에 3700만개가량 납품한다. 연간 불량품은 2~3개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에 변속기 핵심 부품 공급

기술만큼 주목 받는 네오오토의 경영실험
네오오토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3년 기아차로부터 초정밀 기어 중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4대 기어를 처음 수주했다. 4대 기어는 샤프트, 드라이브 등 변속기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기아차가 4대 기어를 외부에 맡긴 것은 네오오토가 처음이다.

네오오토는 지속적인 주문량 증가로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김선현 네오오토 회장은 “초정밀 기어 생산설비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구매팀이 최근 실사를 마쳤고, 제너럴모터스(GM)와 혼다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오토는 독특한 경영 시스템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사원주주형 사내협력사 제도’다. 300여명인 생산직 직원이 15~30명씩 독립해 사내협력사를 세우고, 그 협력사가 본사(네오오토)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가 난 경북 경주의 한 자동차 부품사를 인수해 오토인더스트리라는 회사를 출범시켰다. 네오오토는 오토인더스트리의 예산 공장이 2010년 분사한 회사다. 김 회장은 초정밀 기어 부문에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 분할과 함께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고안했다. 그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일하는 직장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회사도 지속 성장하는 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5년 3월 마음이 맞는 직원끼리 15명 이상씩 팀을 짜 10개의 협력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직원 각자의 퇴직금으로 충당했다. 각 협력사 대표이사와 임원진은 사원주주들이 투표로 선출했다.

○주인의식 높이니 이직률 낮아져

기술만큼 주목 받는 네오오토의 경영실험
본사(네오오토)에는 인사·재무·연구개발 등 80여명의 직원만 남고 200여명의 생산직은 전원 협력사의 주주이자 사원이 됐다. 네오오토는 2013년까지의 경영 자료를 바탕으로 인건비와 재료비 등 총 비용을 산정해 협력사에 지급했다. 협력사들은 1년간 그 비용을 자율적으로 사용해 생산한 결과물을 회사에 납품했다. 지난 3월 말 1년의 성과를 결산해 보니 모든 협력사가 수익을 냈다.

협력사 중 하나인 하나G&T의 이인성 대표는 “구성원들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다 보니 신규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도 시행착오가 훨씬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 스스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네오오토 본사도 지난해 매출 1153억원, 영업이익 9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8.0%를 달성했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선 영업이익률이 5%만 넘어도 수익성이 좋은 회사로 꼽힌다.

이직률이 크게 낮아진 것도 이 제도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에는 생산직 195명 중 4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지난해에는 225명 중 2명만 그만뒀다. 올해 상반기에는 260명 중 2명만 회사를 떠났다. 이직률이 1% 수준이다. 제조 중소기업의 이직률은 보통 10%가 넘는다.

네오오토의 사원주주형 사내협력사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자 모회사 격인 오토인더스트리에서도 직원들의 요청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네오오토 관계자는 “울산·경주 지역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들이 수시로 제도 도입 배경이나 운영 노하우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며 “주 고객사인 현대·기아차도 제도가 어떻게 뿌리내리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