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3일 귀국 직후 집무실로 이동해 그룹 현안에 대해 보고 받았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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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일본 하네다발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26층 집무실로 이동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집무실에서 오후 3시30분께부터 5시30분까지 부재 중 현안을 챙긴 후 퇴근했다"며 "4일부터는 정상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이 26일 만에 귀국한 가운데 검찰은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신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답변했다.

또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추가 주주총회 및 소송 제기와 관련해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생각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출국한 사흘 뒤인 10일 신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을 포함해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이며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시작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중국 등 해외에서 주요 계열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에탄크래커공장 기공식, 같은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등에 참석한 후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일본에 체류한 일주일 여간 현지 투자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으나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관련 준비를 거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주축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비자금 의혹에 대해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과 관련해 소환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비리와 별개로 가족 앞으로 수십억원대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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