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이어 사흘 만에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또다시 테러가 발생했다. 서유럽과 중동,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나던 테러가 ‘동진(東進)’하며 확산하자 아시아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여서 각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방글라데시 정부와 외신에 따르면 외국공관이 밀집한 다카 굴샨2지역 홀리아티잔베이커리에서 지난 1일 오후 8시45분께 시작된 인질 테러로 민간인 20명이 희생됐다. 이 음식점은 한국대사관과 직선거리로 7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희생자는 이탈리아인 9명, 일본인 7명, 방글라데시인 2명, 미국인 1명, 인도인 1명이다.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글라데시인 10명과 일본인 1명, 스리랑카인 2명은 구출됐다. 테러범 6명이 사살되고, 1명은 생포됐다.

생존자들은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이 인질 테러 과정에서 쿠란 구절을 암송해 이슬람교도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들을 고문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해 민간인 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터키와 방글라데시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터키 등 60개국을 테러 표적으로 삼겠다고 주장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