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일본 법인세 수입이 6년 만에 감소했다. 연초 이후 엔화 강세로 1~3월 수출 채산성이 나빠지면서 일본 대기업의 실적 호조세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3일 일본 재무성의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 전망’에 따르면 법인세 수입은 10조8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2000억엔 줄었다. 지난해 4~12월 세수 실적을 기반으로 올 1월에는 법인세 수입이 11조7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초부터 엔고(高)가 가속화하면서 자동차 등 대기업 세수가 예상을 밑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법인세 실효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해 2016회계연도는 종전 32.11%에서 29.97%로 내릴 예정이다. 재무성은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제 아래 세율을 내리더라도 2016회계연도 법인세수가 12조2000억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반면 소비세는 2014년 4월 소비세율을 8%로 인상한 덕분에 1조4000억엔 늘어난 17조4000억엔이 걷혔다. 소득세 수입도 임금 인상 등 효과에 힘입어 1조원 증가한 17조8000억엔에 달했다.

이에 따라 2015회계연도 일본의 일반회계 전체 세입 규모는 56조2854억엔으로 전년 대비 2조3000억엔 증가했다. 거품이 꺼지기 전인 1991년 이후 24년 만에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전체 세수에서 세출을 빼고 남은 잉여금은 전년도 1조6000억엔에서 2500억엔으로 대폭 감소했다. 잉여금이 줄어들면 가을에 일본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재원이 감소한다. 일본 정부는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등 대응책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