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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일본의 베네치아 규슈 야나가와, 메이지시대 고택…햇살 쏟아지는 강변…사공의 노래는 꿈처럼 달콤하다

입력 2016-07-03 15:29:17 | 수정 2016-07-03 15:29:56 | 지면정보 2016-07-04 E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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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혼례 후 뱃놀이를 하며 여흥을 즐기는 사람들기사 이미지 보기

전통 혼례 후 뱃놀이를 하며 여흥을 즐기는 사람들


일본에는 베네치아처럼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규슈의 야나가와(柳川)다. 후쿠오카에서 특급열차로 50분이면 닿는 이 마을은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 정원과 장어구이로도 유명하다. 강에서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긴 뒤 장어구이를 맛보고 고택의 정원을 거닐다 보면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다.

◆낭만적으로 울리는 뱃사공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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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가와의 뱃놀이는 ‘가와쿠다리’라고 불린다. 후쿠오카 중심부의 니시테쓰 덴진(西鐵天神) 역에서 가와쿠다리 티켓을 살 수 있다. 야나가와 특급열차 왕복승차권, 선착장까지의 셔틀버스 탑승권, 야나가와 향토음식 식사권까지 하나로 묶었다. 야나가와 역에 내려 셔틀버스 승차장으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선착장이 나타난다. 긴 강을 따라 늘어선 자그마한 배들이 승객을 반가이 맞이한다.

선착장을 출발해 다리를 지나자 사공이 양 옆으로 자리한 장소들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메이지시대의 고택과 창고, 오래된 학교와 무사의 저택, 문학비와 전통 그물 낚시터 등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오후의 햇살과 사공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 어느 길목에 이르니 수변 양쪽의 나무가 물가로 고개를 숙여 동굴 같은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승객들은 호수 정원 같은 풍경에 넋을 잃는다. 사공이 분위기에 맞춰 조용히 노래를 시작한다. 나지막한 음성과 단조로운 곡조가 물살을 따라 너울대듯 울려퍼진다. 가락에 맞춰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신비감을 더한다.

◆배에서 올리는 전통 혼례

야나가와에서 즐기는 뱃놀이인 ‘가와쿠다리’기사 이미지 보기

야나가와에서 즐기는 뱃놀이인 ‘가와쿠다리’

요람처럼 기분 좋게 흔들리는 리듬에 달콤한 졸음이 찾아들 무렵, 고개를 잔뜩 숙여야만 지날 수 있는 낮은 다리가 등장한다. 승객들은 다칠세라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이후에도 낮은 다리가 등장할 때마다 배 안에는 재미와 긴장이 감돈다. 가는 도중 좁은 다리를 앞두고 오고 가는 배가 마주쳤다. 배가 서로 스치려는 순간 “자, 싸움이 일어나겠군요. 선두에 앉은 분들이 잘 싸워서 이겨주세요!”라며 사공이 농담을 하자 일제히 웃음이 터진다. 반대편 사공이 긴 배를 조심조심 돌려 길을 터준다.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는 사공을 따라 승객들도 맞은편 승객에게 눈인사를 한다.

멀리서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탄 배가 지나갔다. 엄마에게 안긴 아이들이 참새 떼처럼 고개를 내밀고 “안녕하세요!” 하고 외친다. 뒤이어 전통혼례 복장을 한 신랑 신부가 탄 배도 지나간다. 이번엔 우리 배 승객들이 먼저 “축하합니다!”라고 말한다. 야나가와에서는 배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 고택에서 올리는 전통혼례가 자주 열린다고 한다. 전국에서 일부러 혼례를 위해 찾아오기도 한단다. 사진을 여러 컷 찍느라 여념이 없는데 “지금까지 야나가와 생방송이었습니다”는 사공의 마지막 말과 함께 한 시간 정도의 뱃놀이 여정이 끝을 맺었다.

◆고택의 향기와 향토 요리의 맛

배에서 내리면 고택 오하나(ohana.co.jp)가 등장한다. 1697~1738년 야나가와의 영주였던 다치바나 가문이 별장으로 지은 곳이다. 저택 안에 있는 정원 쇼토엔(松濤園)은 국가명승지로 지정될 정도로 풍경이 빼어나다. 연못에는 200여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코끝을 자극하는 솔향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내부에는 당시의 생활 모습과 유물이 전시돼 있고, 건물 일부는 호텔과 전통음식점으로 쓰인다. 아쉽게도 음식점은 이미 만석. 관광안내소에서 산 티켓으로 갈 수 있는 9개 식당 중 한 곳을 골랐다. 이곳 역시 손님이 꽉 차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놓고 가게 앞 벤치에 앉았다. 수양버들 강가를 바라보고 있으니 기다리는 시간도 따분하지 않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마주한 대나무통 장어덮밥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식당 점원은 “숯불에 구운 장어를 양념한 밥에 올려 대나무 통에 넣고 정성스레 쪄냈다”고 설명했다. 기다려준 시간을 보상하는 듯한 깊은 맛이 야나가와의 마지막을 넉넉히 채운다.

야나가와=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2005@naver.com

여행정보

지난 4월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으로 규슈 여행을 고민하는 여행객도 있다. 하지만 지진 피해가 컸던 구마모토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규슈 지역은 현재 정상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 야나가와에선 7~10월 태양열 발전기로 불을 밝힌 야간 뱃놀이를 할 수 있다. 야나가와 관광안내소(yanagawa-net.com)에서 월별 정보를 확인하자. 야나가와 출신인 유명한 시인 기타하라 하쿠슈 기념관(hakushu.or.jp)도 관광명소 중 하나. 시인의 생애, 작품뿐만 아니라 야나가와의 역사와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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