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 취업자는 고작 10%…中企 비정규직 40%는 2년내 '퇴사'
"청년층 노동시장 안착할 수 있는 정책 마련해야"


청년층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이 공무원시험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는 대부분 직장 생활을 이어가지만,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2년 내 회사를 그만두는 비중이 무려 절반에 육박했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안착을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 취업준비자 현황과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45만5천명이었던 청년층(15∼29세) 취업준비자는 2010년 44만2천명, 2011년 41만명으로 줄어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4년 41만명이었던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지난해 54만2천명으로 급증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청년 고용사정이 다소 개선되는 시기에는 감소하고,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급증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외 경기 악화로 청년 구직자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청년 구직자 중 '공시족'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세 청년층 취업준비자 중 시험준비를 하고 있거나 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47.9%, 25∼29세에서는 53.9%에 달했다.

준비하는 시험의 종류로는 '9급 공무원시험이'이 4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원 임용시험'(14.8%), '회계사 등 전문자격시험'(12.0%), '7급 공무원시험'(11.8%), '기타 공무원 시험'(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공시족의 급증은 취업의 어려움과 더불어 취업 후에도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정보원의 또다른 보고서 '대졸청년층의 첫 직장 진입 및 이탈 현황 분석'은 이러한 현실을 잘 드러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자 1만8천여 명(20∼34세)의 직업이동경로조사를 한 결과, 2014년 대졸 청년층의 72.1%가 첫 직장 취업에 성공했다.

전체 대졸자 중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대기업 정규직에 취업한 사람은 10.4%에 불과했다.

34.3%는 중소기업 정규직, 21.2%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6.1%는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

대졸 청년층의 첫 직장 월급은 2010년 169만8천원에서 2012년 184만7천원, 2014년 188만6천원으로 늘었다.

대기업 정규직 월급을 100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의 월급은 77.1, 중소기업 정규직은 76.0,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68.7이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매우 컸다.

더구나 이러한 차별은 입사 후 일자리 유지 여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기업 정규직의 첫 직장 퇴사율은 12.3%에 불과했지만, 중소기업 정규직은 27.9%, 대기업 비정규직은 29.3%였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퇴사율은 무려 40.8%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입사 2년 내 퇴사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퇴사 이유는 확연히 달랐다.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의 31.0%,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24.8%는 퇴사 이유로 '보다 나은 직장으로의 전직을 위해'를 꼽았다.

반면에 대기업 비정규직의 47.1%,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24.6%는 '계약기간이 끝나서'라고 답했다.

이는 이들 비정규직 취업자의 상당수가 계약 기간이 2년 이내인 기간제 근로자임을 뜻한다.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이들은 퇴사하는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청년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하영 연구원은 "대졸 청년층의 비자발적 퇴사는 재취업을 위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고, 실업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대졸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노동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