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쿠키로 알려진 미국 제과업체 몬델리즈가 122년 전통의 초콜릿업체 허쉬를 인수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과자회사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도 사라졌다.

허쉬는 3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몬델리즈가 주당 107달러, 총 230억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몬델리즈는 29일 종가에서 10%의 프리미엄을 더한 인수가격의 절반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주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합병 시 일자리를 유지하고, 허쉬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해외시장에 의존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허쉬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허쉬는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에서 “경영진과 외부의 금융, 법률 자문을 거친 결과 회사전략에 부합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 협상이나 인수가격 상향 조정 등의 요구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허쉬의 거부로 스니커즈와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제과업체 마르스를 뛰어넘는다는 몬델리즈의 계획이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허쉬도 인수제안 거부로 향후 독자생존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