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리포트] 유종필 관악구청장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행복한 흙냄새 나는 도시 만들 것"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흙냄새 나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사진)은 1일 임기 반환점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 지역개발에 열을 올리는 다른 기초자치단체와 달리 유 청장은 남은 임기 2년의 핵심 키워드로 ‘흙냄새’와 ‘동물 복지’를 제시했다.

2010년 6월 민선 5기 구청장에 당선돼 연임 중인 유 구청장은 ‘도서관 구청장’으로 통한다. 신문기자, 민주당 대변인, 국회도서관장 등의 이력을 지닌 그는 취임 초기부터 ‘지식문화도시 관악’ 캠페인을 추진했다. 지난 6년간 관공서와 공원·지하철역 등 곳곳에 도서관 38개를 세웠다. 관악구 내 5개에 불과하던 도서관은 지난해 말 기준 43개로 늘었다. 장서 수도 20만여권에서 58만여권으로 3배 가까이 많아졌다. “‘흙냄새’와 ‘동물 복지’는 문화적 풍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지식문화도시 관악’의 연장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흙냄새’는 관악구 내 도시농업공간을 의미한다. 관악구청은 올 하반기 30억원을 들여 관악구 삼성동 미림여고 건너편 1만5000㎡(약 4500평) 일대를 도시농업 테마파크로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 누구나 농산물을 경작할 수 있는 텃밭뿐 아니라 각종 작물 재배과정, 친환경 전기생산과정 등 도심 속 시골체험 공간이 갖춰진다. 서울대 후문 근방 1만2000㎡(약 3650평) 부지에 조성하는 체험 텃밭을 포함하면 올해에만 3만3000㎡(약 1만평)에 가까운 도시농업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다.

“‘동물 복지’는 구민 복지를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과제”라는 게 유 구청장의 소신이다. 그는 “가족 해체로 매년 늘어나는 홀몸노인 등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반려동물을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대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악구청은 지난 3월 서울시 내 구청 중 유일하게 ‘반려동물과’를 신설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대 수의대와 협력해 반려동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주는 8주 과정 시민강좌를 열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맑은공기 관악’ 선포식을 열고 소소한 미세먼지 대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달 구청장 전용차량을 소형 전기자동차로 교체했다. 다른 공용차량도 2020년까지 저공해차량으로 바꾸기로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