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내리자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잇따라 인하됐다. 여유자금 굴리기가 더 힘들어진 셈이다.

그러나 은행의 모바일·인터넷 전용 정기예금과 적금은 일반 상품에 비해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은행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지방 저축은행 상품이라도 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영업점보다 통 큰 '손안의 은행'
1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비교공시 시스템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특수·지방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부산은행의 ‘마이 썸 정기예금’이다. 기본 이자율이 연 1.7%며 우대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연 2.2%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위비톡예금’도 기본 연 1.7%, 최대 연 2.1% 이자를 준다. 우리은행 영업점 가입 상품 중 이자율이 가장 높은 ‘우리웰리치 주거래예금’ 금리가 기본 연 1.4%, 최대 1.6%인 것을 감안하면 꽤 차이가 난다. 은행을 방문해 예금에 가입하면 금리 면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며 “다만 이 상품은 한도가 2000만원이며, 이를 넘는 금액은 다른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특수·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전용상품인 ‘스마트 정기예금’ 이자율(연 1.45%)이 오프라인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신한 플러스 월복리 정기예금’(연 1.36%)보다 높다. 국민은행의 ‘KB Smart★폰 예금’은 기본금리는 오프라인 예금과 같은 연 1.2%지만 금리 우대를 적용하면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연 1.8%로 높아진다.

은행권 정기적금(1년 만기) 중에선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폰적금’의 기본 이자율이 연 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광주은행의 ‘스마트톡톡적금’(연 1.8%), 신한은행의 ‘신한스마트적금’(연 1.8%) 등 고금리는 대부분 모바일·인터넷 전용 상품이었다.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원(원금과 이자 합계) 이하 여유자금을 굴릴 때는 저축은행 상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ISA를 이용해 전국 시중은행 지점에서 다른 지역 저축은행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것은 대구 유니온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연 2.42%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음은 경남 거제·통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조흥저축은행이 연 2.41%의 금리를 준다.

1년 만기 정기적금 중에선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 전용 상품 ‘웰컴체크플러스 m-정기적금’ 이자율이 연 3.6%(정액적립식)로 가장 높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