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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차가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 냉장고로 완성되다

입력 2016-06-30 18:00:05 | 수정 2016-07-01 01:20:20 | 지면정보 2016-07-01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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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탄생

톰 잭슨 지음 / 김희봉 옮김 / MID / 352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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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장에서 ‘○○○’ 안에 들어갈 말은 뭘까. “○○○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 어떤 테러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게 이 사회를 무너뜨릴 것이다.” 언뜻 떠오르는 단어는 인터넷, 자동차 등이다. 수긍할 만한 답들이지만 영국 과학저술가 톰 잭슨에게 가장 적합한 말은 ‘냉장고’다.

잭슨은 《냉장고의 탄생》에서 “현대의 도시를 만드는 것은 냉장고”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일본 도쿄권역에서 하루에 먹어치우는 식사량은 1억끼가 넘는다”며 “이런 대도시에서 냉장 체인 없이 산다면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도 수도권에서만 하루 7500만끼 분량의 음식을 소비한다. 인터넷이나 자동차는 없어도 당장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먹는 일에 지장이 생긴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현대 도시의 젖줄 냉장고는 어떻게 생겨났고 발전했을까. 냉장고가 100년 전에 개발됐다고 해서 냉장고의 역사가 그만큼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고대 수메르 문명에서부터 차가움에 대한 인류 갈망의 역사를 추적한다. 기원전 18세기 유프라테스강 서쪽을 지배하던 짐리 림은 차가운 음료를 마시기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얼음을 가져오게 했다. 그는 구덩이를 파고 목재를 덧댄 뒤 녹은 물이 빠지는 배수로를 낸 다음 그 속에 얼음을 보관했다.

원시적인 형태의 냉장고는 인류가 진공 상태를 만드는 법을 알게 되고 온도계, 전기 모터 등을 발명하면서 진화한다. 저자는 냉장고의 발전을 이끈 주요 순간을 옛날 얘기처럼 재밌게 들려준다. 중세 유럽 종교재판소는 얼음에 초자연적인 성질이 있다고 봤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는 것은 마녀가 하는 일이었다. 차가움을 만드는 게 정확히 열을 뺏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것은 19세기 들어서였다. 이런 깨달음은 원소의 성질에 대한 철학과도 관련이 있다. 과학으로 미신을 몰아내고 냉장고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사상 투쟁이 필요했다.

저자는 냉장고의 발명을 ‘우주의 순리를 거스르는 작은 반란’이라고 말한다.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이 일방통행은 열역학의 깨질 수 없는 법칙이다. 냉장고는 예외다. 냉장고는 차가운 냉장실 안의 열을 밖으로 밀어낸다. 저자는 냉장고에 대해 “질서에서 혼돈으로 가차 없이 달려가는 자연의 순리를 잠시나마 거스를 수 있는 기계”라며 “선사시대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나무에 불을 붙일 수 있었음에도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는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이해할 만하다”고 말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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