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C등급' 받은 산은·수은…성과급은 챙긴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의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금융위원회 경영실적 평가에서 처음으로 C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성과급 5530만원을, 이덕훈 수은 행장은 5740만원을 받는다. 산은, 수은 직원들도 400만~500만원가량을 챙긴다.

▶본지 5월30일자 A1면 참조

금융위는 2015년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산은과 수은이 각각 C등급을 받았다고 30일 발표했다. 금융위가 2009년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시작한 뒤 산은과 수은이 C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은이 지난해 처음 B등급을 받은 것을 제외하곤 두 은행 모두 그동안 S등급 또는 A등급을 받았다. 평가등급은 최상위 S등급부터 최하위 E등급까지 여섯 단계다. 금융위는 “기업 구조조정과 조선·해운 등 위기 취약산업 지원 등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산은과 수은이 C등급을 받았어도 임직원은 성과급을 받는다. 전년보다 줄긴 했지만 기관장은 연간 기본급의 30%, 임원은 55%, 직원은 월평균 기본급의 11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30일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 결과 C등급을 받았지만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은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지급액은 전년 대비 30~50% 수준으로 줄어든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부실 관리 책임이 큰 산은과 수은 임직원이 올해도 성과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된 지 4개월 만에 돌연 휴직한 데 대한 비판이 크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당시 홍 회장에게 2014년 연간 기본급의 100%인 1억8114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임원들은 연간 기본급의 90%, 직원들은 월평균 기본급의 18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지난해 B등급을 받은 수출입은행 이덕훈 행장에겐 성과급 1억2680만원이 지급됐다.

C등급을 받은 올해는 산은과 수은의 성과급 지급률이 줄어든다. 기관장 30%, 임원 55%, 직원 110% 등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 1억8434만원의 30%인 553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는다. 이 행장의 성과급은 5740만원이다. 직원들은 400만~500만원 가량을 받게 됐다.

S등급부터 E등급까지 여섯 단계의 경영실적 평가 등급 가운데 D등급 이하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금융위는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이나 창조경제 지원 등 산은과 수은의 정책금융 지원 실적은 양호하기 때문에 C등급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뒷북’ 평가를 했다는 비판도 많다. 조선·해운업종 부실 경고등이 켜진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산은은 줄곧 S등급이나 A등급만 받았기 때문이다. 수은도 지난해(B등급)를 제외하곤 모두 S등급 또는 A등급이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