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영우 비대위원(왼쪽)과 얘기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명재 사무총장.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영우 비대위원(왼쪽)과 얘기하고 있다. 가운데는 박명재 사무총장.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30일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으로 꼽히는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지 72시간 동안 표결을 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되는 규정을 없애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72시간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체포안을 자동 상정한다.

또 회기 중이라도 범죄 혐의와 관련된 국회의원이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에 자진해 출석하도록 의무화하고, 출석을 거부하면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징계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국회 개혁 방안을 의결했다고 박명재 사무총장이 밝혔다.

비대위는 국회의원 징계안의 실효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 회부 시 60일 이내에 이를 반드시 심의하도록 하고, 만약 60일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국회 본회의에 곧바로 부의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윤리특위 산하 민간기구인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강화를 위해 명칭을 ‘윤리심사위’로 바꾸고, 윤리심사위가 특정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면 윤리특위가 곧바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비대위는 또 국회의원이 8촌 이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보좌진이 자신이 보좌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낼 수 없도록 정치자금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당 법률지원단은 박인숙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 문제를 조사해 비대위에 보고하고, 비대위가 필요한 징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20대 국회에서는 세비를 올리지 않고 동결하기로 했고, 민간위원회를 구성해 본회의와 상임위, 특위 등에서 주는 출석수당 등의 적절성을 검토해 손질하기로 했다. 올해 소속 의원 전원이 100만원 이상 성금을 갹출해 ‘청년희망펀드’ 등에 기부하도록 결의했다.

이 같은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세비 동결을 비롯한 의원 특권 폐지는 이전 국회 때도 번번이 무산되는 등 내부 합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